사랑과 헌신, 그리고 희생에 관한 질문들: 마더! (Moth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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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이른 아침 눈을 뜨자 마자 그녀(제니퍼 로렌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잠시 후 문 밖을 두드리는 낯선 소리. 그리고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오자 그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남자의 아내(미셸 파이퍼)까지 등장을 하면서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지만, 그녀의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팬이라는 그들이 반갑기만 하다. 그러다 낯선 이들의 아들들까지 등장을 하면서 더욱 소란해지는 집안의 분위기. 급기야 형(도널 글리슨)이 동생(브라이언 글리슨 / 각주[각주:1])을 죽이는 사태까지 오면서, 그녀는 패닉에 빠지고 만다.


  그로부터 1년 후 뱃속의 아이를 잉태하고,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 그렇지만 그날 오전 1년 전 그날의 흔적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며, 그때의 불안감이 다시 시작된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등장. 그리고 더욱 더 혼란해지는 집안의 분위기. 과연 그녀와 남편, 그리고 새로 태어날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광란의 집회 현장 가운데 선 그와 그녀의 모습


성서의 내용을 빌려 사랑과 헌신, 그리고 희생에 관한 질문을 던지다


  그날 아침부터 매우 불안에 떠는 그녀의 모습. 제니퍼 로렌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였나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제니퍼의 눈빛 연기는 불안감에 떠는 '그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고 있었다. 잠시 후 이방인의 등장, 또다시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 누가 보아도 그녀는 불안감에 떨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마더!>의 이야기는 초반부터 굉장한 불안감을 안고 출발한다. 이방인 남자의 등장 만으로 모든 것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이방인 여자의 등장까지 더해지며, 불안감은 불편함을 넘어 관객들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묘한 기분이 되고 만다. 그리고 등장한 아들들의 이야기는 살인으로 이어지며, 여태껏 이어오던 불안감을 더욱 이상하게 몰고 가며, '이 영화는 과연 뭔가?'에 대한 질문들을 잔득 던지게 된다.


  형이 동생을 죽였더라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부터, 남편과 잠자리를 한 적이 없는 그녀가 잉태를 하게 되는 동정녀 모티브. 여기에 자신의 잠언을 완성하게 되는 남편이 곧이어 수많은 자들의 아버지가 되는 모습은 기이함을 넘어, 이것이 성서의 내용이었음을 금새 깨닫게 되는 관객들. <마더!>의 이야기는 분명 성서의 내용을 교묘하게 빌려오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무언가를 던지고 싶어하는 이야기. 구태여 성서의 이야기까지 빌려오면서 감독이 주장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전작 <노아>를 통해 성서의 이야기를 전달한 바가 있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과 헌신, 그리고 희생에 관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전작처럼 대놓고 성서의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방식으로 퓨전 스타일의 성서를 가져오고 있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제목 역시 사랑과 희생, 그리고 헌신의 상징은 어머니로 설정하고 있음에서도 감독의 의도는 눈치 챌 수 있다. 


  이번 이야기는 성서 아닌 성서의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종교 영화인가 싶지만, 동시에 탈무드의 이야기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이야기. 다만 이 가운데서 각자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가운데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들은 인생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감독의 의도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마더!>의 이야기가 보편적인 관점에서 관객들에서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사랑과 헌신, 희생에 대한 질문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어떠한 철학적 고찰도 영화는 남겨 놓지 않는다. 어쩌면 감독의 깜냥으로는 그것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단지 성서의 내용을 그만의 방식으로 빌려오는 데 성공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이야기 역시 좀 더 현학적이고 아는 척을 하는 <노아>에 불과함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이 가운데서 감독의 의도를 가치 있는 발견으로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움으로 다가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그날 따라 불안한 마음에 눈이 떠지는 그녀의 아침.


마치며...


  감자는 제니퍼 로렌스의 흔들리는 눈빛과 그것을 캐치해주는 애드 해리슨, 미셸 파이퍼의 모습에서 보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애드 해리슨과 미셸 파이퍼야 그렇다고 쳐도, 제니퍼 로넨스가 이토록 연기 잘하는 배우인 줄은 비로소 깨달았다고 할까? 그것 만으로도 <마더!>를 보는 재미는 충분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영화가 던지며 감춰 놓은 이야기들이 생각 외로 깊이 있게 다가오지 못한 점은 조금은 아쉽다. 때문에 건질 것은 배우들의 연기 밖에 없었지만, 이것 만으로 보는 재미는 충분했기에 121분이라는 런닝 타임이 아깝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더구나 연극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는 제니퍼 로렌스가 지키고자 했던 성전을 무대로 하여 멋진 이야기를 완성 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IMDb 평점은 7.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8%(신선 195, 진부 92)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다만 영화가 가진 분위기에 비해서는 조금은 아쉬운 점수임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로튼의 관람객 지수 역시 49%에 불과하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더구나 진부함에 표를 던진 사람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영화의 이야기는 호불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녀의 집을 찾은 이방인들의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요약
미국 드라마 외 2017.10.19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21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제니퍼 로렌스하비에르 바르뎀에드 해리스미셸 파이퍼  더보기
누적관객수
46,677 명 (2017.11.26,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 추천 : 넓게는 인류애, 작게는 사랑과 희생, 그리고 헌신에 관한 탈무드.

▥ 비추천 : 그렇지만 보편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제니퍼 로렌스의 노출과 광란의 집회 현장에서 헐벗은 사람들이 잠시 등장)



※ 예고편 



  1. 도널 글리슨과 브라이언 글리슨은 실제 형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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