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이여 차별에 맞서 싸워라! : 걸스 오브 막시 (Moxi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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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수줍음 많은 소녀 비비언(해들리 로빈슨)의 고교 데뷔 첫날. 그녀의 절친 클라우디아(로런 차이)는 교내 '리스트'의 존재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자고 싶은 여인 1위', '왕가슴', '엉덩이가 섹시한' 등 원색적이고 성적으로 도배된 소녀들의 순위표. 비비언은 그것에 상처 받는 소녀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에 대항할 수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출판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막시'는 소량만 복사되어 여성 화장실에 몰래 비치되지만, '막시'에 공감하는 소녀들이 늘어나면서 '막시'는 소녀들의 인권을 대변하는 목소리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막시'의 힘이 커질수록 점점 과격화되는 운동의 모습. 그 가운데서 초심이 흔들리는 비비언. 그러던 어느 날 케이틀린의 옷차림을 가지고 조퇴를 시킨 사건을 계기로 더욱 커져가는 소녀들의 목소리. 

  

  과연 이 속에서 비비언과 막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왜 재밌는가?

- 필요에 의해서 점점 커져가고, 변화되는 페미니즘 운동의 모습이 흥미롭게 묘사된다.

- 페미니즘의 모습이 호감 있게 그려진다.

 

# 이런 건 별로.

- 이념 운동이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게 그려진 점.

- 정치적 올바름[각주:1]에 관한 모습이 조금은 약하게 그려진 점.

- 페미니즘이 자칫 극단적 성구분으로 묘사될 수 있는 점.

 

 

이런 페미니즘이 참 좋다.

 

  <걸스 오브 막시>에서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건드린다. 최근 많이 불고 있는 성평등과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사상들은 이미 많이 접해본 소재이기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걸스 오브 막시>에서 건드리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최근의 모습이 프레임에 갇힌 듯한 불편함을 주는 경우도 있었기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소녀들의 인권투쟁은 불편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영화의 이야기는 교내 SNS에서 '가장 순종적일 것 같은' 1위에 뽑힌 비비언이 '자신들이 남학생들에게 성적으로 소비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발행인의 신분을 알 수 없는 교내 신문 '막시'를 발행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코미디 성장 드라마다.

  교내의 기울어진 운동장, 거기에 교장 선생님마저 교내 성희롱에 가까운 SNS의 발언들을 '단순한 가십(gossip)'으로 치부해버리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소녀들이 직접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물론 '막시'와 함께. 영화의 이야기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쉽고 편안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는 자칫 페미니즘이 극단적 성구분으로 오해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 그러나 몇몇 오해의 소지를 제외하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페미니즘의 활동들은 기존 페미니즘을 불편하게 생각했던 사람들도 오해의 눈초리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좋은 내용을 보여준다.

 

고교 데뷔 첫 날 자신들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남학생들을 발견한 비비언(우)와 클라우디아(좌)

 

  여기에서는 페미니즘뿐만이 아닌, 학생운동(혹은 이념운동)들이 가졌던 흐름과 문제에 관한 모습들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내용들을 보여준다. 초기의 불합리함으로 시작됐던 움직임이 점차 힘을 받고, 주변의 시선들이 모아지면서 조금씩 초심을 잃게 되는 모습. 힘이 생기고 목소리가 많아지면서 더욱 과격하게 변하는 움직임 등 운동권이 보여줬던 여러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페미니즘이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닌 이념의 주장임을 보여준다.

  감자는 최근 프레임에 갇힌 이념 운동들의 모습 속에 답답함을 느꼈던 적이 많은데, 그런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념 운동이란 프레임이 아닌, 불합리함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분명 십 대들을 위한 성장 드라마이자, 그들에게 올바른 이념에 관한 교육적인 성격도 가진다. 그 교육적 의미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사료된다.

 

  <걸스 오브 막시>는 이러한 소녀들의 극단주의 움직임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녹여낸다. 그렇지만 언제나 대승적 차원의 결말은 훈훈하게 끝나고, 소녀들 역시 자신들이 원했던 원래의 의미를 찾아가며 영화는 소녀들의 진정한 승리와 염원을 담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영화 사이트들의 평점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7%로 준수한 점수를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도 깨알 같은 웃음과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재미를 보여준다. 이념적 대립이 아닌, 불합리함과 맞서 싸우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응원하고 싶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려는 비비언의 노력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 감자 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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