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을 찍으랬더니, 상투와 진부를 만들었다. - 순정 (UNFORGETTABL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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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느 한 방송국의 라디오 부스. 오프닝 멘트와 사연을 읽던 DJ(박용우)는 마지막 멘트와 함께 '정수옥'이라는 이름을 읽는 순간 멍하고 방송사고를 읽으키고 만다.

  그리고 아련히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 그리고 그때의 우리들.

  정신을 가다듬고, 멘트를 마친 DJ는 사연의 주인공이 자신의 어릴 적 동무와 동명임을 말하며, 그때의 기억을 되짚는다.


  23년 전, 1991년 그때의 우리는 우리들의 마돈나 정수옥(김소현)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고, 항상 웃을 수 있었다. 그중 범수(도경수)는 특히 수옥을 좋아했지만, 모두가 다 아는 그 감정을 수옥만이 몰라준다. 설상가상으로 범수가 바라보는 수옥은 동네의 훈남 의사선생님(김권)만 따라다니면서 범수의 가슴을 아프게만 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찮게 보건소를 지나던 범수는 의사 샘의 통화내용을 들고만다. 듣지 말아야 할 내용을 듣고만 범수는 고민에 빠지게 되고, 그로인해 평생 함께 할 것만 같았던 네 동무들의 우애에도 금이가고 마는데...


 ▶ 관련리뷰 : 2016/02/06 - [영화/중화권영화] - 어른이 되는 성장통을 그린 영화 - 좌이 (왼쪽 귀 左耳, The Left Ear, 2015)


▲ 그 시절, 우리들의 마돈나 수옥


순정 UNFORGETTABLE, 2015 제작
요약
한국 2016.02.24 개봉 12세이상관람가 113분
감독
이은희
출연
디오김소현연준석이다윗 더보기
누적 관객수
236,909 명 (2016.03.0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순정을 찍는다더니, 진부를 만들었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 그나마도 후반부로 갈 수록 멋있는 '척'만 하더니, 진부함과 상투적인 내용으로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 이상은 <순정>이 보여주는 실망감이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왜 1990년 초 순수했던 그 시절을 이토록 진부하게 풀어낸 것일까? 이은희 감독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영화의 초반은 정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으로 극을 이끈다. 마치 대만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를 떠올리게 하는 극의 구성(각주[각주:1])은 정말 진부하다. 

  동네 꼬마녀석들이 누구나 좋아하는 수옥. 그녀만 움직이면 이 녀석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장닭을 쫗아다니는 암탉처럼 우르르르 동네의 마돈나를 쫓아다닌다. 하지만 그녀가 안고 있는 '불편함'은 이 녀석들 모두의 걱정거리다.


  영화는 이렇게 마돈나와 동네 녀석들의 관계. 그리고 마돈나와 범수, 그리고 보건소 의사 샘의 삼각관계를 억지로 자아낸다.


  자. 여기까지는 그나마 '순수'라는 낱말로 포장될 수 있는 상투적의 범위를 그나마는 유지하고 있다.


 ▶ 관련리뷰 : 2015/10/22 - [영화/해외영화] - 남자도 울릴 만한 감동 - 미 앤 얼 앤 더 다잉 걸 -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2015) 


▲ 그리고 수옥을 좋아하는 범수


  하지만 극의 후반부로 들어서며, 우리들만의 추억을 녀석들만의 힘으로 장사 지냈겠다는 부분부터는, 상투와 진부를 섞은 것도 모잘라 감동을 강요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을 억지로 울라고 강요하니 사람들은 불편한 것이다.


  그것도 모잘라서 민호(박해준)가 방송국을 제 집처럼 드나들더니, 방송에서는 수옥이 부른 노래와 육성이 들어간 테잎을 틀어준다. 즉 공적인 수단(방송)을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부터 감독은 엄청난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감동을 자아내고 싶었다면, 사실성으로 위장한 진정성을 보여줬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수옥과 동네 녀석들의 슬픔은 그들에게는 엄청난 아픔일 수는 있다. 그리고 그 모습만을 영화로 구성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육성을 라디오로 내보냈을 때, 그 방송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감동했을까? 이 부분부터 엄청난 사실성의 오류가 범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극초반 라디오 DJ로 나오는 박용우의 케릭터를 매너리즘에 빠진, 닳고 닳은 기성 DJ로 그리고 있는데, 그 케릭터는 어디에 써먹을려고 그렇게 만든건지도 의문이다. 즉 극적상황연출을 위해서 그렇게 꾸민것이라면, 참 부단히도 억지스럽게 만들었구나 하는 것만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 관련리뷰 : 2016/02/16 - [영화/해외영화] - 소녀의 은밀발랄한 성장통 - 미니의 19금 일기 (The Diary of a Teenage Girl, 2015) 


▲ 그 시절 녀석들과 함께라면 우리들은 행복했었다.


 마치며...


  <순정>을 보면 극 초반.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로 순수해보인다. 하지만 그 순수함을 '억지'로 훼손시킨 것은 기성세대식 사고가 이닌가 싶다. 즉 순수함을 이야기한다고 말하면서, 왜 거기에 어른들의 논리를 가져다 붙였는지 정말로 의문이다.


  구태여 멋있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아도, 디오는 그냥 멋있다. 그리고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아이들은 존재만으로 예쁘다. 최소한 순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MSG는 치지 말던가, 아니면 친 흔적을 남기지 말았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관련리뷰 : 2015/10/09 - [영화/해외영화] - 10대 청소년들의 유쾌한 우정 여행 - 페이퍼 타운 (Paper Towns, 2015) 


▲ 그리고 수옥을 다시 찾은 그때의 우리들...



▥ 추천 : 전반부는 진부하다마, 순수했던 적은 있었다.

▥ 비추천 : 애들한테 조미료는 치지 맙시다.



★ 감자평점 (5개 만점0

- 스토리 : ★

- 노출 : (당연히) 없음



※ 예고편



  1. 기본적인 틀(아이들의 관계 등)은 유사하다고 느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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