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판 액설런트 어드벤처
'음악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다'는 이야기는 키아누 리브스의 리즈 시절 흑역사로 회자되는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 (1989)>가 떠오른다. 물론 <엑설런트 어드벤쳐>에서는 공중전화 박스를 타고 시간여행을 하며 역사를 배운다는 이야기로 <렛츠락! 죽어서 하는 밴드>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음악을 주로 사용하고 고등학생들이 황당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도 있어보인다.
이처럼 <렛츠락! 죽어서 하는 밴드>의 이야기는 일본식 B급 코미디를 섞고 있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수학여행 버스에서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을 하지만, 그때 받은 바나나가 목에 걸려 죽고 마는 세키. 설상가상으로 그것이 자살로 기록되어 세키는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지옥에서의 기회는 단 7번. 그것이 지나면 더 이상 환생이 불가하며, 그런자는 지옥에서 염라대왕의 일을 하는 저승사자로 지내게 된다는 것.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바로 지옥락 배틀에서 우승하는 것 뿐. 때문에 영화는 세키와 음악. 그리고 저승사자로 등장하고 있는 아이돌 밴드 TOKIO의 리드보컬 나가세 토모야까지 등장시켜 영화를 음악적으로 가득 채우게 된다.
▲ 지옥으로 떨어진 세키는 그곳에서 저승사자를 만난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했듯 이 영화는 B급 코미디물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깨알같은 웃음과 병맛을 전달하고 있다. 세키가 지옥에 떨어진 이유부터, 그가 축생으로 환생을 거듭할 때마다 저승사자의 여자친구(오노 마치코)가 운영하는 불고기집 화장실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때마다 황당하게 다시 죽게 되어 지옥으로 돌아오는 점 등이 만드는 이야기는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이루며 웃음을 전달하게 된다. 여기에 세키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준코(미나가와 사루토키)의 오버 액션은 영화에서 가장 B급 다운 웃음을 주며 또다른 축을 담당하게 된다. 때문에 이야기는 B급으로 무장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코미디로 몰고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가 전달하는 B급 코드가 조금은 약한 점은 아쉬움은 점으로 남는다. 병맛을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그 병맛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은 <렛츠락! 죽어서 하는 밴드>의 가장 큰 약점으로 보인다. 때문에 좀 더 망가져야할 부분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음으로 인해서 오글거림이 웃음으로 승화되어야 할 부분에서, 그냥 오글거리기만 한다는 단점이 되고 만다. 그나마도 제대로 오글거리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밋밋함이 남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그들이 하는 밴드에 가입해서, 지옥락 배틀에서 우승을 하자는 저승사자
마치며...
이 영화의 후반 성장한 히로미의 모습은 7080세대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미야자와 리에가 등장하고 있다. 물론 1991년 그녀가 화보집 산타페(각주)를 찍었때의 화려함은 이제 없지만, 크고 작은 작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 시키는 그녀의 등장은 영화의 결말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를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때문에 극의 마지막 부분,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천국이다'라는 극의 메시지와도 잘 어울리는 결과를 보여준다. 1
물론 훈훈한 결말의 이야기는 좋았지만, B급 병맛이 부족했다는 점은 약을 좀 더 빨아야 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코미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 세키는 이곳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천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지옥에서 펼쳐지는 액설런트 어드벤처
▥ 비추천 : B급의 약빨이 너무도 부족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미야자와 리에가 미성년자인 18세의 나이에 찍었던 파격 누드화보집. 당시 일본 문물이 개방되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한국에 출판이 될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