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이 전해주는 화합과 감동
<태풍이 지나가고>는 한때 촉망받던 작가인 료타와 그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훈훈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료타는 흥신소 탐정으로 일하며, 버는 돈의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하며 살아간다. 말로는 작가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더이상 그에게 기대하는 사람은아들 외에는 아무도 없다.
영화는 료타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망나니와 같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비춰준다. 아버지의 유산은 모두 전당포에 맡기고 그마저도 또다른 물건이 없나 기웃거리는 료타. 그러면서 어머니에게는 누나에게 빌린 돈으로 허세쯤은 부려야 성이 차는 그는 집세도, 광열비도, 그리고 양육비조차 지불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대박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한 달에 한 번 있는 아들과의 시간. 그날은 기분이 좋은 료타는 아들과 함께 어머니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온 태풍으로 인해 삼 대가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고, 료타는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가족들과 나누게 되며 자신이 잃어던 뭔가에 대해 깨닫게 된다.
▲ 아내가 만나는 남자를 뒷조사하는 료타
<태풍이 지나가고>의 이야기는 꽤나 긴 시간을 할애해서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는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 대부분이 료타와 주변인들간의 관계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뒤에 벌어질 일들이 가지는 의미까지 함께 설명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태풍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후반부로 넘어간다. 여기서는 탕아였던 료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 신고와 전부인 쿄코를 등장시키며 태풍은 그들로 하여금 속내를 터놓게 만든다. 놀이터 그곳에서의 대화와 할아버지에 대한 떠올림. 그것은 료타를 닮길 바라지 않는 쿄코의 걱정이지만, 동시에 그들이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관계의 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영화는 초반부에서는 각자의 흩어진 이해관계.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그 흩어졌던 것들이 한군데로 모이며, 과거에 마무리되지 못했던 그들의 관계로 귀결된다. 여기에는 떠나보냄도, 새롭게 시작함도,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함도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영화가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들은 조용한 서사 속를 지켜보는 가운데 각자의 관계도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이다.
▲ 태풍은 가족을 한 곳에 있게 만들었다.
마치며...
각 인물들에게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한 군데로 몰리게 되며, 그렇게 영화는 가족이라는 것을 빗대어 설명하게 된다. 그 흐름은 조용했고, 거기에는 강한 폭발력이 있었다. 여기에 일본식 담백화법은 이야기를 잔잔하게 관망할 수 흐름을 연출한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은 여기에서 흐름이 어디로 왔다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느끼게 된다. 결국 이들이 과거에 미처 못한 마무리를 이뤄낼 때, 훈훈한 감동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내려놓음이 만들 그들의 미래에 관해 우리는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 태풍이 자니가고, 이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 추천 : 매듭은 끊는 것이 아니라 푸는 것이다.
▥ 비추천 : 영화의 조용하고 긴 흐름은 자칫하면 놓쳐버릴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