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들과 다...다르고 싶다?
<원탁의 가족>은 국민학교 3학년. 한창 꿈 많은 8살 꼬마 숙녀(우리나이로 10살)는 항상 남들과 다르고 싶다. 콧코가 바라는 고독은 언제나 '나' 위주의 삶. 집에서는 세 쌍둥이 언니들과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하기에 여자인 것도, 꼬맹이 인것도 아무런 프리미엄이 없다. 때문에 같은 반에 뭔가 다른 존재가 나타나면(예를 들어 눈병이나 부정맥) 옳거니 하고 그들을 따라한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은 남들과 다르고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한 꼬마 숙녀의 성장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놀랍고도 섬세한 문체로 그 나이때만의 고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이 영화에서 콧코는 언제나 특별한 존재를 꿈꾼다. 오죽하면 친구인 박군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꼈단 사실만으로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점을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콧코가 죽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가정에서 자란다는 말도 된다. 이 영화는 밝은 가정에서 자란 꼬마 숙녀의 배부른 고민일수도 있다. 죽음이란 뭘까?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매진(image)은 또 뭘까? 뭐든 것이 새롭고 다 신기하기만 하지만, 동시에 그것들을 누릴 수 있는 친구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만하다.
아마도 이러한 고민은 그때를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고민일 것이다. 심한 경우 '난 이 집의 자식이 아닐거야' 하는 그 시절만의 고민을 이 영화는 유쾌하고 상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나만은 특별할 것 같고, 어디선가 재벌 아버지가 '아이 유어 파더'를 외치며 나타날 것만 같은 그런 고민. 그러한 고민을 이 영화는 잘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만의 존재감을 찾아가던 콧코는 죽음의 의미를 찾고자 모기에게 물리는 실험을 강행(?)하던 중 숲속에서 변태를 만나게 된다. 특별(이라고 쓰고 특이라고 읽는다.)함의 끝판왕인 변태. 콧코는 그에게 끌려 그의 말대로 얼굴을 짓밟아 주지만, 굉장할 것 같은 특별함의 존재가 그러하다는 사실에 콧코는 망연자실하고 만다. 특별하다는 것은 지구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는데, 고작 숲 속에서 꼬맹이에게 짓밟히는 존재라니. 콧코의 작은 성장은 그렇게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 토기를 올려놓아보는 콧코. 드디어 토끼의 도움(?)으로 자신도 특별한 존재(결막염)가 된다.
영화는 꼬마 숙녀의 성장드라마를 유쾌하고 그때만의 감수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드디어 특별한 존재가 된 콧코지만,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함에 대한 판타지는 없었다. 대신 한 단계 성숙해진 콧코의 특별함은 왕따인 아이의 어두움을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렇게 지구는 구하지 못했지만 한 아이의 어두움은 물리칠 수 있었던 특별함. 영화는 그렇게 소년 소녀들의 성장드라마를 마치면서 유쾌한 결말을 내놓는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마치며...
극 중 일왕의 항복 선언문이 성장의 매개체로 쓰이는 장면은 굉장히 불편했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영화가 보여주는 성장드라마는 특별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음직한 이야기. 영화는 그 이야기를 섬세하고도 재밌게 풀어낸다. 대문에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때의 기억에 젖어들면서, 좋은 기분에 빠진다. 이 영화를 다 온 가족이 다 같이 본다면,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그때를 생각하며 자녀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더 생기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추천 :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이 가져 보았을 생각을 놀랍도록 재밌게 재현해내고 있다.
▥ 비추천 : 일왕의 항복 선언문만 들어도, 울화가 치민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