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드라마로서는 잘 만들었지만, 무언가 한 방은 부족했다.
<흉악-어느 사형수의 고발 (이하 '흉악')>에서는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든 '상신서(각주)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당시 상신서 사건은 전직 야쿠자인 피고인이 자신이 관여한 3건의 사건(살인 2, 시체유기 1)에 대한 상신서를 제출하였고, 그 일로 인해 '선생님'이라 불리던 부동산 중개인이 입건된 사건을 말한다. '상신서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1. 이시오카시 살인사건 - 1999년 11월 중순. 당시 금전문제로 다툼이 있던 '선생님'은 사내를 넥타이로 목을 조른 후 이시오카시에 있는 어느 한 소각장에서 사내를 불태워 죽인다. '선생님'은 직접 신문지에 불을 붙인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불에 탄 사내의 신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선생님'은 10억엔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
2. 이바라키현 생매장 사건 : 1999년 11월 하순. 시마타이시의 한 70대 노인이 '선생님'에 의해 납치가 된 후 인근 '선생님' 소유의 토지에 생매장된다. 70대 노인이 가지고 있던 토지는 '선생님' 명의로 변경이 된 후 매각 되었으며, 이 사건으로 '선생님'은 7천만 엔의 수입을 올린다. 당시 매장된 시신이 다른 곳으로 이동됐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3. 히타치시 보드카 사건 : 2000년 7월 중순경. '선생님'에게 빚을 지고 있던 이바라키현의 자영업자(당시 67 세)를 히타치시에 있는 사무실에 감금해 놓고, 다량의 술을 강제로 먹여 죽게한 사건. 당시 피해자는 간병변 및 당뇨를 앓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피해자의 건강악화를 노리고 다량의 술을 강제로 먹인 것. 그러한 행위는 약 1개월 간 이어졌고, 그 결과 사내는 사망 후 인근 야산에 버려짐. 남겨진 가족은 2개의 생명보험사로부터 약 1억엔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고, 그 중 절반이 '선생님'의 손에 들어갔다.
위의 세 가지 사건이 '상신서 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이고,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된 '선생님'은 1,2의 사건에서는 증거 불충분, 3의 사건에서는 '보험금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받게 된다. 당시 이 시건은 시사주간지 신쵸의 45호 - 편집부편(新潮45編集部編)에 기재가 되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국내 개봉명인 <흉악-어느 사형수의 고발> 역시 이 주간지의 부제를 따온 것이다. (『凶悪 -ある死刑囚の告発-』)
이렇듯 실제 사건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있는 흉악의 이야기는 다큐드라마로서는 굉장히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하게 된다. 당시에 있었던 일들의 실감나는 재현. 그리고 그 일을 파헤치기 위한 저널리스트로서의 모습 등을 픽션으로 가미한 이야기는 화제의 사건이 가지는 심각성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 사건이 실화인지 모르고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잘 짜여진 한 편의 범죄스릴러를 감상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다만 다큐드라마로서의 <흉악>은 분명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조금의 실망감도 생기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극의 모습은 전직 야쿠자의 편지. 그리고 그것을 파고 드는 저널리스트의 모습을 절묘하게 배치하고 있는 것을 보게되지만, 뒤로 흘러갈수록 당시 사건의 재현에 그치고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스릴러로서의 한 방을 기대한 감자로서는 영화가 보여주는 정작한 구성에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미 모든 것이 정해저 있는 상황에서 픽션으로서의 흔들기가 없었기에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영화는 스도의 생존의지라는 나름의 반전을 그려넣으며 픽션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려는 모습도 보이지만, 이미 엎질러놓은 물은 수습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픽션을 벋어나지 못한 극의 진행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 어느 살인자의 편지를 받게 되는 후지이
마치며...
야마다 타카유키의 저널리스트로서의 고뇌. 그리고 피에르 타키의 강렬한 인상과 베터랑 배우 릴리 프랭키의 조합은 분명 대단한 프레임을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만드는 엄청난 화면이 정직함에 무너지고 말았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이 느껴진다. 분명 <흉악>은 실화라는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들을 흔드는 것이 영화의 역할이기에, 논픽션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한 영화의 모습에는 큰 아쉬움이 남게 된다.
그렇지만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든 사건을 재구성했다는 점. 그것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다큐드라마를 완성시켰다는 점은 분명 감탄할 만하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라는 점은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을 줄 지 몰라도, 배경지식 없다면 범죄 스릴러로서 괜찮은 영화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진실을 알리고 싶은 스도. 그의 의지는 세상을 울릴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다큐드라마로서 이 정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
▥ 비추천 : 그렇지만 이러한 배우들로 재현 드라마에 그쳤다는 점은 아쉽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3
- 노출 : ☆
- 선정성 : 살인, 시체유기 및 훼손, 마약, 폭력등이 다수 등장
※ 예고편
- 상부에 보고할 내용을 적은 문서. : 네이버 국어사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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