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고리 없는 사건들을 역지로 엮는 듯한 지루함들
<사이코메트리>의 원제는 'Monochrome'으로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한 여인에게 사이코패스의 길을 가도록 만든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영화다. 그것을 국내 배급사는 가브리엘의 독특한 능력에 주목하여 <사이코메트리>라는 제목으로 지었지만, 영화에서는 모노크롬의 이야기도, 사이코메트리의 이야기도 그냥 있어보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영국 최대의 횡령사건으로 손꼽히는 연금횡령사건. 해당 사건의 주모자는 돈의 행방에 관해 입을 다물었고, 경찰에서는 주모자의 애인에게서 돈의 행방을 찾고자 했다. 그것을 알게 된 엠마는 런던을 피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그녀의 정체를 가지고 협박을 일삼는 노인들을 살해하게 되면서 연쇄살인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을 맡게 된 가브리엘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그녀를 뒤쫓게 되면서 이야기는 연쇄살인마의 뒤를 쫓는 경찰의 외로운 추격전이 벌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출발부터 작위성을 남발하여 불편함을 이끌게 된다. 사상최대의 연금 횡령사건이라는 것을 빌미로 연쇄살인의 시발점을 알리는 영화. 하지만 그 후 엠마의 살인행각들에 영화는 제대로 된 개연성을 부과하는데 실패하고 만다.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살인사건들 역시 이야기를 엮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관객들은 금새 깨닫게 된다. 여기에 뭔가 대단한 능력이 있는 듯한 가브리엘 역시 그 능력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내 개봉명 <사이코메트리>의 이름조차 허무하게 만들고 만다. 즉 각기 다른 사건들이 각자에게 영향을 미쳐서 <사이코메트리>라는 이야기를 완성시켜야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은 겉돌기만하며 지루함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게 된다.
▲ 점점 더해저가는 엠마의 광기
마치며...
<사이코메트리>의 제목 마치 기바야시 신의 <미스터리 극장 에지 (원제 : 사이코메트러 에지)>를 연상시키며, 사이코메트러로서의 능력을 이용한 뭔가가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그 결과물은 한 여인의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사이코패스가 되어간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전혀 다름을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모노크롬'이라던 한 여인의 기억이 미치는 과정들 역시 설득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즉 거창한 척은 하고 있었지만, 속 빈 강정과 마찬가지로 조악한 이야기를 보여주게 되었음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IMDb의 평점은 6.2점으로 준수함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스릴러로서도 드라마로서도 <사이코메트리>의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때문에 이러한 점수만 바라보고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조금의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이다.
▲ 그녀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 가게될 것가?
▥ 비추천 : 지루하게 다가오는 각각의 이야기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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