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청량감과 함께하는 나츠미의 여행: 나츠미의 반딧불 (夏美のホタル,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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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나츠미(아리무라 카스미)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업을 잇겠다는 남자친구 싱고(쿠도 아스카)를 버려두고, 혼자 여행을 떠난다. 어린 시절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그곳을 찾은 나츠미는 주변을 돌아보던 중 마을 어귀, 지조우 씨(미츠이시 켄)가 지키는 슈퍼를 발견한다. 그리고 지조우의 도움으로 반딧불이를 찾아나서는 나츠미. 그러나 보이지 않는 반딧불이를 뒤로 하고, 나츠미는 지조우의 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한다.


  그러면서 싱고도 나츠미를 찾아오고, 마을에서 불상을 만드는 운게츠(코바야시 카오루)까지 나타나며 지조우의 슈퍼는 떠들석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지조우가 쓰러지고 모두들 그를 걱정사이, 자신들이 짊어진 숙제에 관한 질문들을 찾아나서는 나츠미와 싱고. 그들은 지장보살(각주[각주:1])을 통해서 자신들의 해답을 찾을 것인가?




보고 있으면 기분이 굉장히 청량해진다.


  <나츠미의 반딧불>은 일본인이 가지는 '한 사람의 몫'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하며, 사진 작가를 꿈꾸는 나츠미. 어느 날 대학 동기이자 함께 살고 있는 싱고로부터 사진을 버리고 가업을 잇겠다는 말에 나츠미는 말도 없이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정확히는 남자친구가 사진을 버리겠다는 말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할 것이 없으니 가업이나 잇겠다는 말에 화가 난 것. 그리고 어린 시절 레이서가 꿈이었던 아빠와 함께 왔었던 시골 마을을 찾는 나츠미는 그곳을 지키는 지조우 씨와 함께 지내며, 자신들이 추구해 온 꿈과 책임에  대한 질문들을 찾는다.


  먼저 <나츠미의 반딧불>을 보면 기분이 굉장히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을 어귀를 지키는 지조우 씨의 친절함과 본명이 케이조우인 그를 지장보살이라 부르는 아이들의 순박함 역시 영화의 기분 좋음을 거든다. 이 영화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사람의 몫'에 관한 이야기를 던진다. 그것은 일본인들이 가지는 책임감의 무게이자, 자신이 사회에서 담당할 몫을 찾는다는 의미와도 같다. 나츠미가 화가 난 이유 역시 싱고의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렇듯 <나츠미의 반딧불>이 던지는 한 사람의 몫은 기분 좋은 이야기로 다가와 각자가 짊어져야 할 무게에 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던진다. 여기에는 일본인들이 가지는 슬로우 라이프적인 사고와 일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담백한 화법이 함께 한다. 이들이 어우러지는 이야기는 결국에 '각자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으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훈훈하게 마무리한다. 

  우리에게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각주[각주:2])>로 유명한 아리무라 카스미는 아버지가 남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나츠미라는 역을 소화하며 당차면서도 자기 주관이 분명한 주인공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코바야시 카오루, 미츠이시 켄 등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베터랑 배우들과의 케미는 삶의 무게를 찾아가는 그들의 여정을 잘 보여주며, 이야기를 매끄럽게 만든다. 다만 중반 이후 조금 늘어지는 듯한 부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량하면서도 기분 좋은 이야기는 일본식 슬로우 라이프적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나츠미와 아이들에게 반딧불이를 만들어주는 지조우 씨


마치며...


  영화 속 나츠미가 들고 다니는 니콘의 수동 명기 'F3'와 50mm F1.4(각주[각주:3])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예전 <연애사진 (2003)>에서 히로스에 료코가 캐논의 수동 명기 'nF-1'를 들고 다니던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그때의 히로스에 료코처럼 풋풋한 신선함을 안겨주는 아리무라 카스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필름 카메라 하나 사고 싶다"라는 충동질이 들 만큼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특히나 카조우 씨를 통해서 예전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는 설정은 이미 많이 보았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은 명배우들의 연기와 아리무라 카스미의 조합이 만드는 환상 케미의 덕분이 아닌가 싶다. 반딧불이의 의미를 찾아나서는 나츠미의 이야기. 그리고 필름 카메라가 주는 클래식한 감동의 향연까지. 여러분들은 반딧불이의 이야기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 이번에는 진짜 반딧불이를 카메라에 담게 되며, 아버지가 남긴 의미를 깨닫게 되는 나츠미


나츠미의 반딧불 (Natsumi's Firefly, 2016)

네티즌

10.00(8)
평점주기
개요
드라마110분일본
감독
히로키 류이치
부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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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 중고나라에서 F3를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지도...

▥ 비추천 : 일본식 담백화법이 만드는 어쩔 수 없는 지루함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일본어로 지조오(地蔵)는 지장보살이라는 뜻 [본문으로]
  2. 비리갸루라는 제목으로 먼저 유명해짐 [본문으로]
  3. 영화 나츠미가 F3에 항상 물려서 다니는 렌즈는 'Nikon NIKKOR-S Auto 50mm f/1.4' 렌즈로서 일명 해바라기 렌즈로도 불리는 니콘의 수동(MF) 렌즈 중 하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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