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무협을 만드는 서호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활 : 명궁 류백원>은 <사부: 영춘권 마스터 (2015)>를 만든 서호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이 영화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과장된 발차기 한 방에 저멀리 날아가는 식의 과장된 액션은 극도로 배제하는 작품이다. 대신 굉장히 느린 호흡. 그리고 서사를 바탕으로 한 은원관계 등이 절제되어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 당시에는 진짜 그렇게 싸우지 않았을까 싶은 액션을 짜넣은 장면들은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사실주의 무협극임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어느날 누나의 겁탈로 인해 무술의 길로 빠져든 한 사내의 길을 그리고 있다. 중국 무협극답게 이 영화의 문법 속에도 '의협'이라는 단어가 깊게 새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류덕원의 행동들 역시 은원보다는 '의'를 먼저 행한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작 <사부> 보다도 더 느린 호흡에 서사를 복잡하게 꾸며놓은 스토리는 자칫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방해하는 요소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복잡하게 짜놓은 서사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얼마나 촘촘하게 쓰여졌는지에 금새 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 죽여야만 하는 자
마치 반야심경에 나오는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각주)'와 도 같은 영화의 이야기는 "류덕원의 이름은 6대에 걸쳐 내려져왔지만, 그 누구도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 했다."는 류덕원의 사부의 말에서 뭔가를 찾을 수 있었다. 때문에 류덕원의 마지막 행동이 이해가 되는 것인데, 이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활만을 남긴 그의 이야기에서 감독은 나름의 철학적 고찰을 심어놓은 것만같다. 1
반면 마지막 장면은 지극히 중국인 적인 사상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조금은 웃음이 나온다. 즉 왕년에 장풍도 날렸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을 뿐이라는 그들의 허풍스런 사상도 보이기에 조금은 우습기도 하다. 또한 이 영화는 앞서 이야기 했 듯 영화 속에서 감독의 이야기를 찾아야하는 수고도 있기에 관객들의 재미는 호불호임에 분명하다.
▲ 지키려 하는 자
마치며...
이 영화의 사실주의 무협은 기존의 화려한 발차기에 익숙한 무협팬들에게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느린 호흡은 관객들의 마음에 극명한 호불호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왠지 모를 정감이 간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득한 그들의 이야기에서 뭔가의 느낌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느낌 역시 호불호 이기에 영화의 선택에는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 그리고 따를 수 밖에 없는 여자
▥ 추천 : 철학적 고찰과 사실주의 무협의 재미.
▥ 비추천 : 너무 느린 호흡과 뭔가를 찾아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사리자여, 물질이 빈 것과 다르지 않고 빈 것이 물질과 다르지 아니하며 물질이 곧 비었고 빈 것이 곧 물질이니 감각과 생각과 행함과 의식도 모두 이와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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