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무협을 만드는 서호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 활 : 명궁 류백원 (箭士柳白猿, Judge Archer, 2016)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누이가 눈 앞에서 땅주인 왕씨에게 겁탈 당하는 것을 목격 한 사내(송양)는 그 화를 감당 못하고 불가에 귀의 할 것을 권유 받는다. "담장 밖에서 처음 듣는 이름이 너의 이름이 될 것임으로 그 이름으로 새 삶을 살다오라"는 승려의 말에 사내는 '류덕원'이란 이름이 자신의 새이름이 되고만다. 하지만 그 이름의 주인은 무림을 평정한 노인이었고, 노인은 그 인연으로 새로운 류덕원으로 그 사내를 정하고 자신의 무술을 전수하게된다.


  하지만 류덕원이란 이름에는 정의가 붙었고, 정의를 행하는 자는 항상 쫓김을 받는 법. 류덕원 역시 무림의 일을 중재하게되지만, 그 일로 인해서 한 여인의 부탁을 받게된다. 군부의 다툼으로 희생된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달라는 것. 류덕원의 여인의 부탁에 따라 양장군이 은거하는 곳으로 찾아갔지만, 그를 호위하는 노인(우승혜)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안 류덕원은 호시탐탐 양장군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게된다. 그러던 중 경극단의 여인(이정원)이 나타나면서 류덕원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그 과정에서 류덕원은 여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양장군의 암살은 점점 더 어려워만 지는데...




사실주의 무협을 만드는 서호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활 : 명궁 류백원>은 <사부: 영춘권 마스터 (2015)>를 만든 서호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이 영화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과장된 발차기 한 방에 저멀리 날아가는 식의 과장된 액션은 극도로 배제하는 작품이다. 대신 굉장히 느린 호흡. 그리고 서사를 바탕으로 한 은원관계 등이 절제되어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 당시에는 진짜 그렇게 싸우지 않았을까 싶은 액션을 짜넣은 장면들은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사실주의 무협극임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어느날 누나의 겁탈로 인해 무술의 길로 빠져든 한 사내의 길을 그리고 있다. 중국 무협극답게 이 영화의 문법 속에도 '의협'이라는 단어가 깊게 새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류덕원의 행동들 역시 은원보다는 '의'를 먼저 행한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작 <사부> 보다도 더 느린 호흡에 서사를 복잡하게 꾸며놓은 스토리는 자칫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방해하는 요소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복잡하게 짜놓은 서사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얼마나 촘촘하게 쓰여졌는지에 금새 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 죽여야만 하는 자



  마치 반야심경에 나오는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각주[각주:1])'와 도 같은 영화의 이야기는 "류덕원의 이름은 6대에 걸쳐 내려져왔지만, 그 누구도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 했다."는 류덕원의 사부의 말에서 뭔가를 찾을 수 있었다. 때문에 류덕원의 마지막 행동이 이해가 되는 것인데, 이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활만을 남긴 그의 이야기에서 감독은 나름의 철학적 고찰을 심어놓은 것만같다.


  반면 마지막 장면은 지극히 중국인 적인 사상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조금은 웃음이 나온다. 즉 왕년에 장풍도 날렸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을 뿐이라는 그들의 허풍스런 사상도 보이기에 조금은 우습기도 하다. 또한 이 영화는 앞서 이야기 했 듯 영화 속에서 감독의 이야기를 찾아야하는 수고도 있기에 관객들의 재미는 호불호임에 분명하다.



▲ 지키려 하는 자


마치며...


  이 영화의 사실주의 무협은 기존의 화려한 발차기에 익숙한 무협팬들에게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느린 호흡은 관객들의 마음에 극명한 호불호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왠지 모를 정감이 간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득한 그들의 이야기에서 뭔가의 느낌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느낌 역시 호불호 이기에 영화의 선택에는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 그리고 따를 수 밖에 없는 여자




▥ 추천 : 철학적 고찰과 사실주의 무협의 재미.

▥ 비추천 : 너무 느린 호흡과 뭔가를 찾아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사리자여, 물질이 빈 것과 다르지 않고 빈 것이 물질과 다르지 아니하며 물질이 곧 비었고 빈 것이 곧 물질이니 감각과 생각과 행함과 의식도 모두 이와 같다. [본문으로]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