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당신을 바라 보는데, 당신은 다른 곳을 바라 보는군요.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절묘하게 넘나들다.
단 하루 동안 찾아온 그토록 바라던 기회는 주인공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영화의 이야기는 제목 <원 데이>가 뜻하는 것처럼 단 하루 동안 일어나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소 존재감이 없는 덴차이, 그러던 중 회사의 마돈나인 누이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다.
영화의 이야기는 꽤나 달달하다. 하루 동안만 겪게 된다는 기억상실증은 현실감은 없지만, 신선하게 다가온다. 초라한 남자와 마돈나의 로맨스 조합 역시 진부하지만, 왠지 기대를 만든다는 점에서 왠지 설레는 마음 든다. 이처럼 <원 데이>가 만드는 이야기는 가슴 속 연애 세포들을 간지럽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기분이 들게 된다.
다만 영화가 만드는 이야기는 모두가 진부하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된다. 기억상실증, 단 하루의 기회, 두 사람의 소셜 포지션이 낳은 포메이션 등은 과거의 로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이기에 조금은 식상하다. 여기에 영화를 너무 달달하게만 몰고가려는 이야기는 갈등 요소까지 설탕 속에 물들이려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현실과 이상의 경계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몰고 간다는 점은 괜찮게 다가온다. 관심 없는 사람이 현실 속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진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점, 그렇지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감동을 받지 않을까' 싶은 그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 영화는 이야기를 이상 속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만 늘어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왠지 인기 없는 내 친구의 연애담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 장면 속 무조건적 해피엔딩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괜찮게 다가온다. 열린 결말이 주는 무한의 상상력들은 관객들에게 덴차이와 누이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맡겨 버린다. 오히려 이런 점들이 각자의 현실 속에서 그들의 미래를 맘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이야기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 그러다 처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두 사람
마치며...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내가 너무 닳고 달았을까?'데 대한 의구심이었다. 혹시 내가 조금만 어렸더라면 이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달콤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들. 그만큼 이들의 이야기는 달콤과 현실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든다. 여기에 음악만 조금 더 받쳐줬더라면 영화의 이야기는 훨씬 더 뭉클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어구나 누이의 감정선이 미안함에서 알고 보니 괜찮네로 흘러가는 분위기 역시 자연스럽게 다가왔다는 점에서 진행도 마음에 든다. 다만 영화의 이야기가 너무 달콤함으로 흘러갔다는 점은 굴곡이 사라진 이야기의 밋밋함을 보는 것만 같기에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을 뿐이다.
그렇지만 덴차이와 누이의 사랑 이야기는 왠지 계속 보고 싶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에 찌질한 덴차이를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의 공감대를 잘 형성한 것 역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달달한지 모르겠다. 다만 단 맛에 대한 항체가 없는 감자에게는 조금 불편했을 뿐이다.
▲ 우리 이대로 사랑해도 되는 걸까요...
▥ 추천 : 왠지 얘네들이 잘 됐으면 하는 공감대를 잘 설득하고 있다.
▥ 비추천 : 이런 감정들이 달콤하기엔 내가 너무 닳고 닳았을까?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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