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만의 아버지에게 밧줄을 매었던 라만
주인공을 괴롭히는 과거와의 인연들을 섬세한 감정으로 담아내다.
어린 시절 교수형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그때의 경험은 주인공을 타락과 방황의 길로 몰아넣게 되지만, 정신을 차린 후 본인을 돌아봤을 땐 이미 아버지에게 죽음을 선사했던 교도관의 옷을 입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의 이야기는 어느 한 교도관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과거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목 <견습생>은 교도관으로서 일명 ‘행맨’이라 부르는 사형 집행인 되어가는 주인공의 처지를 나타낸다. 동시에 견습생은 주인공이 가진 현재의 처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었지만, 과거의 모습으로부터는 아직도 미성숙한 존재. 즉 여기서 말하는 ‘견습생’이란 주인공이 넘어야 할 자신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집행인>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의 기억이 주인공을 어떻게 괴롭히고 있는지,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누나와 그들이 가진 아픔이 어디서 비롯된 것 인지를 섬세하게 비춰주는 이야기는 그들 모두가 과거로부터 ‘견습생’임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의 이야기는 뒤로 흘러갈수록 주인공의 처지가 만드는 현재의 입장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여주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흔적이라도 쫓아보려는 주인공. 그리고 아버지의 목에 밧줄을 매었던 교도관. 그러면서 영화는 사행 집행인이란 직업이 가지는 고뇌도 함께 보여준다. 이것은 많은 영화에서 다뤘던 클리셰이기도 하지만, 사형이란 당사자도 형을 집행하는 사람도 모두가 옭아매는 일이라는 점은 언제나 논란의 이상의 논쟁 거리를 던지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 아버지의 흔적을 좇아, 교도관이 된 아이만
마치며...
이렇게 다양한 논란과 갈등의 이야기를 보여주던 이야기지만, <집행인>의 모습은 스스로 결말을 맺지는 않는다. 영화 속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야기는 사형이 가지는 논쟁의 모습일 뿐. 그 외 주인공이 지니는 갈등의 방향에 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지닌 과거의 굴레가 언제 끊겼는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마지막 장면 또 다시 형을 집행해야 하는 그의 모습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때문에 우리는 그가 형의 레버를 당겼는지, 그러지 못했는지 역시 알 길이 없다. 다만 앞 선 상황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 결론을 내릴 뿐이다.
<견습생>의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극이 가지는 결말에 대한 책임을 객석에 전가한다. 우리는 영화가 던지는 한정된 정보들로 여기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하지만, 이 또한 영화가 요구하고 있는
바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에게는 당겨진 레버, 그리도 또 누군가에게는 당겨지지 못한 레버. 어쩌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지닌 굴레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그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죽음 앞에서 마주한 두 남자.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치밀한 감정 묘사가 만드는 굴레 속에 관객들을 빠뜨리다.
▥ 비추천 : 생각 할 거리가 조금 더 많았어도, 괜찮을 것 같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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