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그 순수함으로.. : 20세기 소녀 (20th Century Gir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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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둘도 없는 단짝. 보라(김유정)와 연두(노윤서). 심장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되는 연두는 어느 날 우연히 '백현진'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는 아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자신의 단짝 보라에게 '백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연두. 연두를 위해서라면 모든지 할 수 있는 보라는 그날부터 백현진(박정우)을 스토킹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백현진의 베프인 풍운호(변우석)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연두에게 알려주려는 보라. 그때 연두가 나타나게 되고, 그때부터 네 사람의 기묘한 연애가 시작되는데..

 

 

 

# 왜 재밌는가?

- <응답하라>,  <란제리 소녀시대>, <스물하나, 스물다섯>과 같은 복고풍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추천.

- 8090년대 유행했던 하이틴 무비 혹은 2000년대 대만식 로맨스 영화와 같은 느낌이 난다.

 

# 이런 건 별로

- 억지로 흘러가는 작위적 연출들이 주는 밋밋한 전개.

- 클리셰를 빠져 나오지 못한 올드함.

 

김유정의 김유정에 의한 김유정을 위한 영화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새로운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는 제목처럼 복고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응답하라>의 그 감수성처럼 90년대의 흐름을 다르고 있는 영화는 그때 그 시절, 우리가 풋풋했던 모습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한때 유행했던 대만 영화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 <나의 소녀시대, 2015>, <말할 수 없는 비밀. 2007> 등 옛스럽고, 풋풋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가 그 시절의 향수를 간지럽힐 것이다. 더구나 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90년대를 수놓았던 H2O와 삐삐밴드 출신의 강기영(달파란)이라는 점은 그때의 향수를 더욱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영화의 내용은 굉장히 풋풋하다. 연두를 위한 보라의 눈물겨운 희생. 그리고 소녀들의 우정 위에 쌓이는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들. 이 모든 것들은 그때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할 것이고, 요즘 세대들에게는 그 시절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 아름답게 다가올 듯하다. 적어도 90년대는 지금보다 호황기였고, 모두들 삶의 여유가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깐. 물론 이 기억 역시 그때의 향수로 아름답게 채색되었을 수 있다. 이 영화는 이렇듯 그때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20세기 소녀>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소녀들의 우정. 그리고 첫 사랑의 아이콘과 그에 대한 추억들. 이 모든 90년대 바이브(Vibe)를 잘 살려내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바이브와 그때의 추억들. 삐삐와 공중전화로 대변되는 연애 문화와, Y2K로 대변되는 밀레니엄에 대한 환상들. 삐삐의 메시지에 쓰인 호출 문자의 의미를 놓고 설레던 그때의 감수성. 자칫 잘못하면 아재 바이브와 꼰대가 될 수 있는 사항들을 <20세기 소녀>는 풋풋함으로 채색하는 데 성공한다. 

 현 시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김유정과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노윤서의 케미. 그리고 김유정을 둘러싼 신예 변우석과 박정우의 모습도 좋은 케미를 만들며. 이들의 풋풋함을 더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김유정의 역할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극의 흐름은 '김유정의 김유정에 의한 김유정을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녀의 호흡이 크게 다가온다. 그만큼 김유정의 역할이 크게 느껴지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이것을 보고 풋풋하지 않다 할 수 있을까?

 그런만큼 김유정을 뺀 나머지 공백을 다른 배우들이 채우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두의 합이 어우러져 펼쳐야 할 공간을 너무 김유정에게만 할애한 느낌이다. 때문에 그 자리에 다른 배우들을 침범하지 못한다는 것도 극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다른 배우들의 임팩트 문제라기보다는 극의 흐름상의 문제로 다가오기에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여기에 기존 복고풍 이야기를 다뤘던 영화들에서 보인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 분명 가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 개찰구의 입구를 굳이 반대편으로 찾아가야 했던 모습. 연두의 존재를 억지로 감춰서 이야기를 보라와 아이들의 삼각관계로 끌고 가야 했던 흐름들. 여기에 화면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사용된 미장센들이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느낌들. 모든 것이 편하지는 않다. 때문에 김유정의 존재가 더욱 크게 부각되는 듯 하다. (제목까지 그 만화의 제목에서 오마쥬를 한 듯하니깐)

 

 이 모든 점들이 불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소녀>의 이야기는 볼 만한 재미가 있다. 풋풋함이라는 느낌을 잘 살려낸 극의 흐름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감수성을 잘 건드린다. 하다못해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는 몇몇 장면들까지 그때 그 시절의 감수성을 닮았다. 김유정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보라의 모습 역시 나쁘지 않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피노키오의 노래 가사처럼 다가오는 그녀의 연기는 극의 흐름을 잘 살리며,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더해주고 있다. 배우의 존재감을 극이 잘 활용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노윤서, 변우석, 박정우의 모습도 김유정과 잘 어우러지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된다. 다만 노윤서의 모습은 <우리들의 블루스>보다 임팩트가 약하다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0세기 소녀>의 흐름은 이들이 잘 살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때 그 시절의 감수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20세기 소녀>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꼭 그것이 아니라도,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복고풍의 흐름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역시 이 영화를 추천한다. 복고라 하여 올드하지 않은 이 느낌. 넷플릭스 4K UHD 화질과 복고라는 단어가 이렇게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여기에 느껴지는 풋풋함들. 아직 덜 여물었기에 느껴지는 이러한 감정들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 結 -

 

★ 감자 평점 (5개 만점 / 평점 보다는 글의 내용으로 판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스토리 : ★★

- 수위 : 12세 관람가 수준에서 풋풋함이 잘 느껴지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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