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주변을 확인하는 여행...
<다윈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는 21세기 사회에서 많은 논란 거리가 되고 있는 존엄사에 관한 이야기를 건드리고 있다. 이미 몇몇 국가들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실행이 되고 있는 존엄사(또는 안락사)는 지금도 많은 찬반 논쟁이 있는 중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호주에서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존엄사를 법제화 하였지만, 6개월 뒤에 그 문제성을 이유로 폐지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1996년 당시 호주에서 존엄사를 선택한 4명의 사람들 중 한 명인 'Max Bell'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당시 Max Bell은 말기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자, 그가 살고 있는 브로큰 힐에서 다윈까지 택시로 이동해 존엄사를 선택했다.
영화는 실제 존엄사를 선택한 Max Bell을 모티프로 하여 렉스라는 무뚝뚝 하지만 정많은 한 노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렉스는 자신이 위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지만, 위암이 그렇듯 말기가 될 때까지 그 징후를 눈치채지 못했고 고통이 밀려오는 그 순간 자신이 처한 처지에 관해 알게된다. 그리고 주변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바로 존엄사를 선택하는 렉스.
▲ 앞 집의 폴리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렉스는 자신이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윈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는 바로 렉스가 다윈으로 가는 그 여정을 그리고 있다. 제목 '마지막 택시'처럼, 그의 인생에서 마지막 택시를 몰게 되는 렉스. 하지만 영화는 렉스의 마지막을 비춰주기 보다는 그가 가진 시간에 대한 묘사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영화 속 렉스는 주변인들이 '너의 죽음을 알릴 친지나 지인이 없느냐?'는 물음에 항상 "나는 혼자다" 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는 렉스의 상황에는 그의 친구들과 그가 5년 전 결혼을 결심했던 여인 폴리(닌겔리 로포드)도 있는 것을 보여준다. 즉 "나는 혼자다"라고 외치는 노인의 곁에는 그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그러던 영화는 그의 여정에 틸리와 줄리를 함께하며 사람과 인간관계가 가지는 존재가치에 대한 의미를 던지기 시작한다. 한때 촉망받는 럭비 선수였지만, 이제는 시골에서 두 아이와 그의 아내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틸리. 하지만 그는 그가 놓친 시간으로 인해서 늘 망나니처럼 자신을 망가트리는 삶을 선택한다. 동시에 줄리는 간호사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의 생업을 버린채, 호주의 시골에서 바텐더로 일을 하다가 렉스를 만난다.
영화는 노인의 시간에 과거를 놓친 이들의 시간을 더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찾아주려는 시도를 하는 영화. 여기서 렉스의 시간은 곧 우리들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게 되는 시간이 되며, 많은 질문을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렉스의 시간 속에 바람직한 결과를 찾아 나서게 되는 틸리와 줄리.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우리는 우리의 시간 속 진리에 관한 해답도 찾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다윈으로 가는 길에 만난 틸리, 줄리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마치며...
"나는 혼자다"라고 외쳤던 노인은 시간이 나면 항상 폴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안부를 전한다. 자신의 입으로 혼자라고 외치는 노인의 입장과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러면서 노인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진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했던 틸리와 줄리 역시. 노인의 삶을 통해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이 영화의 문법은 흔히 보던 성장 드라마의 그것과 흡사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담긴 무게감은 기존의 문법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거움을 안겨준다. 삶의 기로에서 던지는 노인의 외침이기에, 그 이야기에는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때문에 이 흔할 법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평점은 IMDb 평점 7.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1%로 (신선 29, 진부 3)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흥행에서는 399만 호주 달러(우리돈 약 34억)로 북미 기준 3400 불의 수익을 올렸다. (박스 오피스 모조)
▲ 그의 여정에 렉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잔잔한 감동과 함께하는 로드 무비의 진수.
▥ 비추천 : 다이나믹한 요소가 적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영화 > 해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을 쉬기 위한 이 땅의 고백들 - 리틀 액시던트 (Little Accidents, 2014) (0) | 2016.12.27 |
---|---|
우리는 판타스틱한 가족입니다. - 캡틴 판타스틱 (Captain Fantastic, 2016) (0) | 2016.12.26 |
1차 대전쟁의 서막을 올리다. -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Warcraft: The Beginning, 2016) (0) | 2016.12.25 |
허섭한 재현이 망쳐버린 명작 - 블레어 위치 (Blair Witch, 2016) (0) | 2016.12.24 |
세 사람의 기묘한 사랑 - 위 러브 유 (We Love You, 2016) (0) | 2016.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