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자본주의의 노예다.
먼저 이 이야기는 전편 도그빌에서부터 시작이 된 이야기다. 그러나 도그빌을 굳이 보지 않아도 이야기의 이해에는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도 니콜 키드먼에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로로 바뀌었으며, 아버지 역도 연기파 배우 윌렘 대포가 등장하고 있으므로 도그빌의 연장선이지만, 배경과 분위기는 도그빌과 차이점을 보인다.
이번 이야기는 도그빌을 벗어난 그레이스가 만덜레이라는 마을에 도착을 하고, 그곳에서 한 사람이 채찍을 맞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장면부터 시작을 한다. 결국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권력을 이용하여 그들을 구해주게 되는 그레이스. 그러면서 영화는 노예제를 유지하고 있었던 만덜레이에게로 시선을 옮기게 된다. 이미 전편에서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선량한 품성에 관하여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품성은 그녀가 만덜레이에 남게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만덜레이를 통해서 본 사람들의 습성인 것을 알기에, 관객들은 이번에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에 관해 주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총 8장에 관하여 진행이 되며 노예였던 사람들과 그레이스가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으로 자유를 갖게 되는 사람들. 심지어 그들은 몇시에 밥을 먹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었고, 그레이스는 그들을 위해 다음 추수까지라는 전제가 잡힌 동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 만덜레이에 민주주의를 설파하려는 그레이스
이야기의 챕터는 각기 처음 만남으로부터 그들이 자유를 얻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노예였던 시절을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에 관해 그리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안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한다. 영화는 선(善)이라 믿었던 민주주의 헛점들과 다수의 폭력성 등에 관한 이야기를 그들의 삶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하지만 그 모습만 우회적일 뿐,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점에서 역시 라스 폰 트리에의 삐딱함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이 밝혀지며, 깨닫게 되는 진실들. 그것은 마치 정치의 한 속성을 엿보게 하는 것과 같기에 이야기는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결국 노예였지만, 노예가 아닌 사람들. 그리고 노예가 아니지만 노예였던 사람들이 던지는 이야기는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 처음으로 의지를 보이는 주민들
마치며...
<도그빌>에서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관해 이야기했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이번에는 제도가 지니고 있는 추악한 뒷면에 관한 진실을 늘어놓는다. 결국 우리 모두는 제도라는 헛점에 노출된 노예에 불과했다는 그의 주장은 날카롭게 파고든다. 하지만 전작 <도그빌>이 던졌던 무참하고도 잔인했던 메시지에 비해서 <만덜레이>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어쩐지 작게만 느껴진다는 점은 라스 폰 트리에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관개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냉소적이고, 파괴적이며, 적나라한 비판을 가한다는 점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스토리임에는 틀림이 없어보인다.
IMDb 평점은 7.4점으로 높은 편이지만, 로튼 토마토의 지수는 50%로 저조한 점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리고 거만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있어보이는 티모시
▥ 추천 : 결국 당나귀는 누가 죽인 것일까?
▥ 비추천 : 도그빌에 비해서는 다가오는 충격이 밋밋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브라이언 달라스 하워의 전라 및 베드신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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