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예술이 되는 여유: 패터슨 (Paterson, 2016)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패터슨가에 살고 있는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은 패터슨 정류장에서 패터슨이란 이름이 쓰인 버스를 운전한다. 그가 하는 일은 매일 버스를 운행하고,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퇴근 후 아내(골쉬프테 파라하니)와 담소를 나두고, 아내의 잉글리쉬 불독과 함께 산 책 후, 매일 들르는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는 일.


  반복되는 그의 삶 속에서 아내와 바의 인물들. 그리고 인도계 미국인 도니의 불평불만 속에서도 그의 시 쓰기는 멈추지를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시를 적어놓은 비밀노트를 마빈이 물어뜯는 일이 발생하고, 그의 시들은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만다.



▲ 매일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리고는 있지만, 그녀의 그림 속을 들여다보면 둥근 모양의 문양이 가득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의 삶도 돌고 도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일상은 곧 예술이 된다.


  <패터슨>의 이야기는 굉장히 단순하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일들을 보여주는 영화의 모습은 마치 붕어빵틀로 찍어낸 듯 반복되는 패터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매일 아침 7시 반이 되면 정확히 눈이 떠지고, 똑같은 그릇에 똑같은 시리얼은 먹은 후 출근하게 되는 그의 일상. 거기에 매일 똑같은 불만을 늘어놓는 직장동료 도니의 이야기까지, 모두 다 붕어빵과 같은 느낌을 준다. 오로지 다른 것은 버스의 승객들이 나누는 대화라는 점이지만, 그 역시 대화라는 틀에서 본다면 반복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 영화에서는 '쌍둥이'들이 자주 등장함을 볼 수 있다. 패터슨이 매일 들르는 닥(배리 샤바가 헨리)의 바에서 만나는 '쌍둥이'들은 이후의 이야기들과 맞물리며, <패터슨>의 이야기가 반복과 동일성을 지님을 알 수 있게 만든다. 그 후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쌍둥이 소녀, 그리고 패터슨가에 살고 패터슨이란 이름의 버스를 패터슨이란 정류장에서 출발해 패터슨으로 돌아오는 패터슨 이야기까지. 영화는 마치 회문(각주[각주:1])을 뜻하는 듯 데칼코마니와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는 에버튼의 모습. 이들의 모습은 예술이라는 균형이 무너질 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듯 하다.



  여기에 유일하게 차별점을 보이는 것은 아내 도나라고 할 수 있지만, 그녀의 삶 역시 반복과 예술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에서는 비슷한 의미의 연장선상으로 비춰진다. 다만 아내와 여자친구 스토커 에버렛이 가지는 역할은 삶의 무미건조함에서 특별함을 일으키는 존재라는 점에서 희화의 대상이자, 삶의 소소한 재미가 되어준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에버렛의 모습 역시 패터슨과 반대편에 서있는 또다른 삶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영화의 일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에버렛의 모습을 통해서 삶이라는 예술을 무너뜨릴때 다가오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잊지를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균형과 긴장을 유지할 때만 삶이라는 틀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되고, 그 안의 우리도 예술성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또다른 묘미는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William Carlos Williams)의 숱한 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인데, 그의 이름 역시 쌍둥이와 같다는 점에서 극의 흐름과 묘한 배치를 이루게 된다. 그의 시에서 주장하는 있는 모습은 '평명한 관찰을 기본으로 한 ‘객관주의’의 시를 표방해 작품 (두산백과 인용)' 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모습을 극 속에 녹여낸 이들의 연출 역시 하나의 예술성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 매일 똑같은 운행일 것 같았지만, 패터슨의 패터슨 운행에도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마치며...


  <패터슨>이 주는 재미는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와 같은 삶이 곧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삶은 하나의 시를 구성하고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무너지고 먼지가 되어버릴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느 삶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고, 모두가 같은 듯 하지만 다른 삶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 속에 그들의 삶은 곧 예술이라는 하나의 명제를 지니고 있기에 그들은 곧 시의 또다른 쌍둥이가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이것이 곧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던지고, 그 안에 우리들을 포함시키려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패터슨에 살고 패터슨을 운행하는 패터슨은 곧 우리의 모습이 되고, 우리의 이야기는 곧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가 되는 것이다.


  IMDb 평점은 7.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5% 등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마치 시집과도 같은 영화의 모습에 관객들은 분명 매료 될 것이 틀림 없을 것이다.



▲ 언젠가 우리의 시가 부서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에는 새로운 공책에 새로운 시를 쓰게 될 것이다.








▥ 추천 : 평범함을 예술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우리들의 용기에 관하여.

▥ 비추천 : 문학수업은 언제나 졸릴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토마토처럼 거꾸로 읽어도 똑같이 읽혀지는 단어 혹은 문장 [본문으로]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