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부장적인 크리스의 가정
명작은 명작을 낳는다.
이 영화는 소설가 "루이스 그래식 기번"의 작품 "Sunset Song (1932년)"을 테렌스 테이비스 감독이 각색하여 새롭게 태어난 작품이다.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고증한 스토리는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전달하는데 치중하며, 영화 속 크리스의 독백은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 것처럼 아름다운 운율을 전달해준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이런 식이었어요.
꿈에서 깨는 것이 아니라, 다른 꿈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죠.
- <선셋 송> 크리스의 독백 中 (씨네스트의 '아찌찌'님 번역)
이처럼 중간 중간 등장하는 크리스의 독백은 마치 문학작품을 낭독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선셋 송>의 감동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사적인 이야기의 구조는 크리스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읊조리듯 느린 호흡으로 전달해준다. 또한 카메라의 기법 역시 이 영화를 감상하는 또다른 즐거움이 된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원하는 곳에서 멈추는 기법은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마치 아무 대사도 없는 상황에서 프레임의 화면이 말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기법은 영화의 느린 호흡과 맞물려서 이야기의 서사적 구조를 탄탄하게 이끄는 효과를 준다.
▲ 어느날 크리스에게 다가온 이완
1900년대 초 스코틀랜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했던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서, 영화는 당대의 여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정확히는 여인들의 삶을 통해서 당대의 현실을 담담하게 독백하고 있는 것이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야했던 크리스의 모습은 당대의 역사와 맞물리면서, 그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선셋 송>의 모든 장면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크리스의 모습을 통해서 비춰지는 모습에는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 속에는 소소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던지고있다. 크리스라는 여인이 겪어야 했던 삶 속에는 권위적이었던 시대의 모습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으로서 겪었어야 했던 모습 등 많은 것들을 작고도 깊게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처럼) 세세히 분석한다면 <선셋 송>에서 빈틈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그런 것쯤은 게의치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분명 관객들을 기쁘게 해줄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 교사의 꿈을 접고, 농가의 아낙이 되어가는 크리스
마치며...
▲ IMDb의 평점은 준수하다.
이렇게 모든 장면에 감동을 느끼며 영화를 감상하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각각의 작은 감동들이 모여서, 결국 큰 이야기를 그리는 기법은 가히 놀랄만큼 대단한 힘을 준다. 그리고 주옥같은 대사들은 그렇나 감동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때문에 <선셋 송>에서 버릴 부분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다.
▲ 양들이 뛰어다니는 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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