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문학작품과 같은 영화 - 선셋 송 (Sunset Son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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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의 한 농가. 교사가 되고 싶은 크리스(아기네스 딘)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자신의 꿈도 같이 묻혔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부장적인 집안의 분위기상, 권위적인 아버지(피터 뮬란)에게 대드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하나 뿐인 오빠(잭 그린리스)마저 집을 떠나자, 크리스는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던 어느날.수레를 옮기던 아버지가 쓰러지고, 의사는 아버지가 뇌졸증에 걸렸음을 알려준다. 이제 아버지의 병수발까지 해야하는 상황. 크리스는 병든 아버지가 자신을 찾던 순간, 아버지의 목소리를 외면해버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날 드디어 자신이 해방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남겨놓은 유산덕분에 살 걱정은 덜어놓은 상황. 크리스는 애버딘으로 가서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던 중 오빠의 친구인 이완(케빈 구스리)을 만나게 되고, 둘은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행복할 것 같았던 크리스의 결혼 생활도, 영국과 독일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들의 평화롭던 생활에도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데...



▲ 가부장적인 크리스의 가정


명작은 명작을 낳는다.


  이 영화는 소설가 "루이스 그래식 기번"의 작품 "Sunset Song (1932년)"을 테렌스 테이비스 감독이 각색하여 새롭게 태어난 작품이다.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고증한 스토리는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전달하는데 치중하며, 영화 속 크리스의 독백은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 것처럼 아름다운 운율을 전달해준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이런 식이었어요.

   꿈에서 깨는 것이 아니라, 다른 꿈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죠. 


      - <선셋 송> 크리스의 독백 中 (씨네스트의 '아찌찌'님 번역)


  이처럼 중간 중간 등장하는 크리스의 독백은 마치 문학작품을 낭독하는 듯한 기이 들게 해준다. 


  <선셋 송>의 감동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사적인 이야기의 구조는 크리스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읊조리듯 느린 호흡으로 전달해준다. 또한 카메라의 기법 역시 이 영화를 감상하는 또다른 즐거움이 된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원하는 곳에서 멈추는 기법은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마치 아무 대사도 없는 상황에서 프레임의 화면이 말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기법은 영화의 느린 호흡과 맞물려서 이야기의 서사적 구조를 탄탄하게 이끄는 효과를 준다.



▲ 어느날 크리스에게 다가온 이완



   1900년대 초 스코틀랜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했던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서, 영화는 당대의 여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정확히는 여인들의 삶을 통해서 당대의 현실을 담담하게 독백하고 있는 것이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야했던 크리스의 모습은 당대의 역사와 맞물리면서, 그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선셋 송>의 모든 장면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크리스의 모습을 통해서 비춰지는 모습에는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 속에는 소소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던지고있다. 크리스라는 여인이 겪어야 했던 삶 속에는 권위적이었던 시대의 모습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으로서 겪었어야 했던 모습 등 많은 것들을 작고도 깊게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처럼) 세세히 분석한다면 <선셋 송>에서 빈틈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그런 것쯤은 게의치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분명 관객들을 기쁘게 해줄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 교사의 꿈을 접고, 농가의 아낙이 되어가는 크리스


마치며...


▲ IMDb의 평점은 준수하다.


  이렇게 모든 장면에 감동을 느끼며 영화를 감상하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각각의 작은 감동들이 모여서, 결국 큰 이야기를 그리는 기법은 가히 놀랄만큼 대단한 힘을 준다. 그리고 주옥같은 대사들은 그렇나 감동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때문에 <선셋 송>에서 버릴 부분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비가 와서 흠뻑 젖은 땅에 무기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전의 크리스의 대사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변했고 땅도 번했지만, 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그녀의 대사는 무기들로 어지럽혀 있는 땅 역시 우리가 아는 그 땅임을 이야기해준다. 결국 시대는 지나가지만, 땅만은 언제나 그곳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망가졌던 땅도 언젠가는 다시 푸르게 되어 우리에게생명을 안겨줄 것이다.

  IMDb 평점은 6.3, 로튼 토마토 지수는 79% (신선 67, 진부 18)로 괜찮은 점수를 보여준다. 비단 재미는 호불호 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일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 양들이 뛰어다니는 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



▥ 추천 : 굉장히 아름답고도 멋진 이야기.
▥ 비추천 : 재미는 호불호일지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이기네스 딘의 음모노출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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