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거리를 배회하는 조지
세상을 향한 그 남자의 길고 긴 도움닫기
하루종일 거리를 헤매는 한 노숙인,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한 여인. 영화는 시종일관 노숙인의 시선을 쫓는다. 그러면서도 그가 왜 거리로 나왔는지, 왜 한 여인을 쫓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아끼는 영화는, 노숙인의 삶이 그러한 것처럼 영화 속의 모습 역시 굉장히 천천히 지나감을 발견하게 된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들, 그리고 하염없이 지켜만봐야 하는 그의 일상들. 마치 그들의 삶을 대변하는 듯한 영화의 연출에 그들의 시련과 고뇌가 함께 담겨있는 듯 영화는 자신들이 준비한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놓게 된다.
<내 마음을 벗어난 시간>에서는 정신병과 함께 방황을 하는 한 노숙인의 모습을 통해 모든 것을 잃은 자가 세상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길고 긴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게 된다. 그 과정은 굉장히 느린 호흡이며, 그 속에는 어떠한 대답도 늘어놓지 않는다. 다만 주변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딕슨의 끊임없는 수다와 원인을 모를 조지의 방황만이 그려진다. 그러는 동안 조지의 행동들과 그의 딸이 보이는 모습들을 통해 그가 했던 과거의 무엇이 지금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관객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향한 한 발자국을 막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굼뜬 영화의 진행처럼 조지의 행동이 원망스럽게만 비춰진다.
이 영화는 조지의 삶을 통해, 그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고 긴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찾는 것은 바로 앞에 있는 딸이고, 그가 손만 뻗으면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은 바로 옆에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찾지도, 손을 내밀지도 못하는 것에 관한 모습들을 굉장히 천천히 보여주게 되는 영화. 이러한 영화의 느린 호흡들은 그들의 삶의 모습이자, 조지의 두려움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영화가 선택한 연출은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다만 이러한 영화의 연출은 호불호로 나뉘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지루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은 시종일관 조지의 말 수 없는 행동들을 비춰주고 있기에 이러한 불만족스러움은 더욱 커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여기에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조지의 삶이 그들의 모습을 대변할 수 있는지 역시 의문점으로 남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조지의 삶 근처에는 언제든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도움들이 있었고, 때문에 거리에 나온 이들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건드리고 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피상적인 모습들과 루즈한 흐름들은 영화의 이야기를 접근하기 힘들게 만든다는 점에서 <내 마음을 벗어난 시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딕슨
마치며...
<내 마음을 벗어난 시간>의 이야기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내 생각과는 달리 흘러가는 조지의 시간들을 그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그들이 세상으로 한 발자국을 띄기 어려운 갈등과 힘듦이 담겨있었고, 그것을 그리고 있었던 리차드 기어의 모습에는 큰 먹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그것들이 진정 노숙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남았는 점과 영화의 흐름에 접근하기 어려울 영화팬들도 존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부분에서 세상으로 한 발자국을 땐 조지의 모습에 큰 울림이 있었다는 점은 이 영화를 선택한 보람을 느끼게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IMDb 평점은 5.7점으로 낮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지만, 로튼 토마토의 지수는 79%로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에서는 41%라는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이러한 점은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보인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의 열린 결말은 다음을 밝은 빛으로 채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 매일 딸의 곁을 배회하는 조지는 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할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리차드 기어가 표현하는 삶의 깊은 울림들.
▥ 비추천 : 루즈하게 흘러가는 흐름들은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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