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스들을 노리는 복면달호의 정체는 누구인가?
선명한 스릴러, 하지만 퍼즐의 해답은 실망스럽다.
<트라이 앵글>은 버뮤다 삼각지대를 연상시키는 배경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폭풍을 만난 일행들. 배가 전복되고 날씨는 개었고, 다행히도 큰 선박을 만나게 되면서 구조될 수 있다는 안심을 하게된다. 하지만 곧이어 벌이지는 상황으로 인해, 자신들이 무한 루프에 갖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제스. 영화는 이처럼 들어가면 돌아올 수 있다는 괴담을 지니고 있는 삼각지대를 배경으로 무한루프와 평행이론의 세계관을 접목시키고 있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영화는 시작부터 크나큰 비밀이 있다는 떡밥을 던지며 제대로 된 스릴러에 대한 향기를 풍긴다. 그리고 벌어지는 상황 역시 나름의 치밀함을 보여주며, 대박 스릴러로서의 조짐을 보여준다. 끝임없이 반복되는 터널에 갖힌 사람들. 영화는 뒤로 가면서 앞에서 일어났던 일들의 해답을 풀어준다. 왜 총을 쏘게 되었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죽은 것인지. 그리고 복면달호의 정체는 누구인지 등. 친절하게도 앞서 일어났던 일들을 뒤로 가면서 무한루프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떡밥을 던지 듯 하나 둘 보여주기 시작한다.
▲ 괴한의 위협을 받는 제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이곳이 무한루프임을 알고 있다. 때문에 복면달호가 어떻게 될 것인도 이미 알고 있다. 영화는 복면달호가 왜 그렇게 된 것인지에 대한 진짜 수수께기를 뒤로 가면서 풀기 시작한다. 집으로 돌아온 복면달호. 그녀는 집에 가기 위한 목적이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를 위해서임을 끊임없이 다짐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게 된 그녀. 하지만 집에는 또다른 그녀가 있었고, 배가 벗어나면 무한루프가 끝날 줄 알았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다행히도 집에 있는 그녀는 예전의 그녀였고, 예전의 나는 나빴다. 때문에 문제는 간단히 해결하면 끝. 나름의 해결을 한 그녀는 이제 무한루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한다.
여기서 관객들은 또하나의 신기함을 보고 있다. 즉 자폐인 줄 알았던 아이는 실은 반복되는 루프 안에서 똑같은 엄마를 보게 되면서 그러한 증상을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무한루프를 미리 알고 있는 아이는 엄마에게 경고를 하지만, 엄마는 그 소리를 단순한 칭얼거림으로 여기고 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제 남은 것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 이야기를 반복해야지만,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그녀는 어떠한 일이 있을 줄을 알면서도, 또다시 요트에 오르는 선택을 하게된다.
▲ 배에 도착한 제스 일행들의 앞에는 무슨일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트라이 앵글>이 보여주는 스릴러는 큰 틀을 놓고 보자면, 굉장히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세부적인 모습을 따져보자면, 조금은 실망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무한루프가 시작되려면, 6자의 형식처럼 들어가는 부분부터 이야기를 던지고, 어떠한 계기로 반복되는 형식이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무한루프는 6자가 아닌 0의 무한루프를 던진다. 즉 들어가는 부분이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각주) 때문에 제스가 그러한 행동을 보이게 된 이유. 즉 누군가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제스의 일행역시 패닉에 빠지게 되는 것인데, 행동을 시작하게 되는 처음에 대한 설명이 흐릿하게 처리되있는 것이다. 즉 진정한 무한루프로서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 1
또한 도끼 및 총의 모습을 봤을 때, 요트가 들어오면 모든 것이 리셋되는 것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물품은 제자리로 가면서, 시체나 핏자국들은 그대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지들 편한데로 필요한 것들만 리셋시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선 상황을 모두 지켜본 제스가 똑같은 행동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는 제스의 모습은 '얘가 조류가 아닌가?' 싶은 불편함을 준다. 물론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어야 이야기가 완성되겠지만, 그러한 불편함을 세밀하지 못한 연출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또다른 나를 보고 피하게 되는 제스
마치며...
▲ 평점은 준수한 편이다.
<트라이 앵글>은 삼각지대의 특이성을 이용한 무한루프 물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처음과 나중의 모습을 일치시켜서, 뫼비우스의 띠를 만드는 다른 무한루프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끝이 처음이 되게 함으로써, 앞선 상황에대한 해답들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이 뛰어났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빈틈이 많이 보인다는 점은 뛰어난 무한루프물로서의 결격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곳곳에서 '여기서는 이러면 되잖아'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부분들은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IMDb 평점은 6.9, 로튼 토마토 지수는 82% (신선 82, 진부 7)로 좋은 평가를 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자 역시 어느정도는 동의하는 데, 큰 틀에서 주는 이야기가 선명한 스릴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는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 다가올 일을 몰랐던 그때
▥ 추천 : 큰 틀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쓸만한 스릴러를 보여준다.
▥ 비추천 : 하지만 세밀한 부분에서의 헛점은 분명 감점요인 된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폭력성 : ★★
※ 예고편
- 제스는 분명 아이를 찾기 위해 배에 오른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여야 할 제스를 악몽이라는 핑계로 무(無)부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무한루프의 돌입부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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