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지의 패러디
<미트 더 블랙스>, 말그대로 '블랙을 만나다'가 제목인 영화는 주인공 칼 블랙을 만나러 오는 살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코믹 패러디물이다. 이 영화는 2013년 한국에도 개봉이 되어 13만 7천명이 관람하고, 월드와이즈 9천만 불의 수익을 올린 영화 <더 퍼지>를 패러디하고 있다. 원작의 경우 로튼 토마토 지수가 37%에 불과할 만큼 혹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퍼지 데이'라는 단어를 퍼트렸을 정도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칼 블랙이 보스의 돈을 훔쳐 벼락부자가 된 후 부자 동네로 몸을 숨겼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빛쟁이(?)들이 쳐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미트 더 블랙스>는 <더 퍼지>를 패러디하고 있는 만큼 기본 줄거리는 원작과 거의 동일하게 흘러간다. 칼이 영화초반 차량으로 자신의 동네를 드라이브하는 모습이라던가, 이웃들과 소통하게 되는 장면, 그리고 장녀 앨리스(브레샤 웹)의 남자친구가 갑자기 돌변하는 일 등은 원작의 그곳과 똑같이 흘러간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점들은 다양한 카메오의 출연에 있다. 마이크 타이슨을 비롯하여, 스눕 독 및 미국에서 유명한 무대 코미디언 라벨 크로포드, 유명 싱어 송 라이터 타메카 ‘타이니’ 코틀 등이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유명스타들의 모습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그들의 망가지는 모습에서 깨알같은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패러디물들이 제공하고 있는 병맛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 퍼지>의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변환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원작의 내용을 제대로 비틀지도 못했고, 그저 유명 스타들의 깨알 같은 웃음으로만 이야기를 끌고 가려는 시도 역시 큰 재미를 주는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 주옥같은 패러디물들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에 큰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마치며...
일반적으로 화이트 워싱(각주)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로 컨버전이 될 때는 흰색을 검은색으로 바꾸며 검은색이 상대적으로 차별 당하고 있음을 함께 녹여내는 경우가 많다. <미트 더 블랙스> 역시 검은색이 가지는 상대적 차별 등을 영화 속에 다양하게 녹여내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는 코미디로 승화되며 말그대로 블랙코미디로서의 풍자를 보여주게 된다. 때문에 '블랙을 만나다'는 영화의 제목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런 것들이 영화를 한 층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풍자는 있지만, 제대로 된 망가짐이 없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왕이면 좀 더 오글거리는 병 맛으로 웃음도 함께 제공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IMDb 평점 3.1점, 로튼 토마토 지수 13% (신선 1, 진부 7) 등으로 <미트 더 블랙스>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은 편이다.
▥ 추천 : 블랙이 가지는 풍자와 패러디의 절묘한 조화.
▥ 비추천 : 하지만 B급 코미디의 요소가 부족했던 점은 아쉼게 느껴진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백색으로 세탁하다는 의미로, 다른 인종을 배제한채 백인들 위주로 만들어진 영화를 지칭한다. 타 인종이 출연해도 되는 경우에도 타 인종을 배제 할 경우, 화이트 워싱이라 칭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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