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도 제대로 만들면 충분히 감동스럽다.
어린 시절 형을 도와 가정의 살림을 보태고 싶었던 사루는 형을 따라 나섰지만, 그 길을 끝으로 집과는 안녕을 하고 만다. 그 뒤로 이리 저리 떠돌며 집을 찾아나서지만 자신의 마을과는 다른 언어는 어린 사루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 뒤 거리에서 만난 사람의 도움으로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도 어머니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고 사루는 호주로 입양을 떠나게 된다.
영화의 전반부는 어린 사루의 이야기를 그리며 소년이 집을 떠나게 된 사유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소년이 칸드와를 떠나 서부 벵골, 그리고 호주의 호바트까지 이르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사루의 험난함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소년의 가슴 아픈 사연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어린 사루의 이야기로 1시간여를 할애하던 영화는 중반을 즈음해서 20년 후의 성장한 사루로 시선을 이동하게 된다. 이제는 완연한 호주인 된 사루. 크리켓 경기에서 인도와 호주가 맞붙는다면 당연히 호주를 응원할 것이라 말하는 그지만, 사루의 시선은 언제나 자신이 떠나온 고향에 향해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관객들.
▲ 잠깐의 실수로 영영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는 사루
그러면서 영화의 후반부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루의 가슴저린 이야기를 보여주게 된다. 전반부가 어린 사루의 이야기로 인해서 가슴이 시렸다면, 후반부는 커버린 사루가 여전히 고향을 그리워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감정으로 관객들을 먹먹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 영화는 그런 사루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완벽하게 전이시키며, 우리도 사루의 감정을 공유하고 마는 것이다. 즉 전반부는 가슴 시리게, 후반부는 가슴 먹먹하게 만들며 영화는 관객들을 끝까지 극 속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렇게 만든 관객들의 감정을 끝까지 몰고가는 영화는 결말을 즈음해서 준비했던 사연을 폭발시키고 만다. 이미 극의 흐름과 영화의 사전 정보를 통해서 우리는 사루의 결말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상황. 하지만 <라이언>은 이미 알려진 결말을 흔들려는 노력도 없이 관객들을 그대로 결말로 데려간다. 그렇게 이미 알고 있는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 우리들. 하지만 영화는 상상한 결과를 상상 이상으로 보여주며 우리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 마는 것이다.
▲ 자신이 떠나온 고향과 형제들을 생각하는 사루
마치며...
<라이언>의 줄거리를 접했을 때. 소재가 주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껴지만, 대부분의 실화들이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재미없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감자는 이 영화 역시 그러할 것이라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시린다'는 감정으로 관객들을 몰고가는 영화는 이렇다 할 꺼리도 내어놓지 않았음에도 상황이 주는 감정만으로 관객들을 계속 끌고가게 된다.
그리고 벌써 1시간이나 지났어? 라는 생각이 들 즈음 성인이 된 사루의 이야기로 이번에는 먹먹한 감정을 만들고 마는 이야기. 때문에 우리는 앞에서는 시리고, 뒤에서는 먹먹함이라는 감정의 휩쓸림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결말까지 닿고야 마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된 상황은 '여기에 복병이 숨었다'는 첩보를 입수했음에도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때문에 우리의 눈가는 적들에게 빼앗기고, 어느 덧 눈시울이 붉어지는 자신를 발견하고 마는 것이다.
IMDb 평점은 8.0, 로튼 토마토 지수는 86% (신선 161, 진부 26)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흥행에서는 1천 2백만 불의 제작비로 7천 1백만 불의 흥행을 올리고 있어, 평가와 흥행모두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스 오피스 모조)
▲ 사루는 그곳에서 자신이 두고 온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엄마 찾아 삼만 리'가 주는 가슴 시린 이야기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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