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재밌는가?
- 프랑스 요리인 줄 알았는데, 보다보니 깊은 곰탕 맛이 난다.
- 뒤로 갈수록 흐뭇해지는 진한 여운들.
# 이런 건 별로.
- 배두나는 그냥 조연일뿐.
- 초반부의 내용은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다.
처음에는 뭐지? 하다가 뒤로 가면서 깊은 여운이 남는다.
여기 한 사람의 순정남이 있다. 사랑을 위해서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온 남자. 그 여자의 정체가 무언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런 이유는 여기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줬고, 나에게 관심을 보여줬을 뿐. <#아이엠히어>의 이야기는 바로 중년의 소외감이 빗은 해프닝을 소소한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리는 영화다. <#아이엠히어>에는 소소한 웃음이 있다. 여기 있는 웃음 막 깔깔거리고, 배꼽을 잡는 그런 웃음과는 다르다.
극의 초반부는 어느덧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큰 아들의 동성 취향도 놀라운 데, 그 사실을 자신만 빼고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니. 여기서 놀라운 것은 아들의 성적 취향이 아니다, 내가 몰랐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것이다. 이렇게 소외된 한 남자의 모습을 비추던 이야기는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인 '수'에게로 이동을 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그녀. 솔직히 그림은 문외한인 우리가 보아도 스케치 수준의 그림이지만, 이 남자는 그 조차 좋다고 한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보여주는 그녀이기에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중반부터의 이야기는 이 남자의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그린다. '수'를 만나기 위해 거의 통보 수준으로 '너 거기 있어라, 나 거기로 간다' 하며 즉흥적인 여행을 저지른 남자. 하지만 약속된 장소에 '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웃음은 여기부터 시작된다. 남자가 그녀를 기다린다며 올린 인스타그램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았고, 이제 남자가 '수'를 만날 수 있는가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어버린다. 그것을 모르고 계속해서 '나 여기 있어요'라며 공항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 올리는 남자. 그리고 어느새 자신만 모르는 유명인이 되어버린 이 남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 남자가 그녀를 만날 것인가로 이어질 것 같지만, 영화는 우리의 짐작을 벗어난다. 그때부터 이야기는 초반에 이 남자가 왜 프랑스를 떠났는가를 상기시키며 '가족이 주는 소중함'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이끈다.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기에, 우리는 주제가 전환되는 것도 잊은 채 영화가 주는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처음 <#아이엠히어>를 봤을 때는 이게 뭐지? 하며 약간의 지루함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이는 '배두나는 언제나와?'에 대한 궁금증도 한몫을 한 듯하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배두나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극의 후반부로 지날수록 숨바꼭질이 아닌 한 남자가 깨닫게 되는 가족의 의미가 더 깊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기타 프랑스 영화처럼 현학적인 분위기를 뽐낼 거라 생각했지만, 뒤로 흘러가며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물론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는 덤이다. 이러한 과정이 주는 깊은 여운이 나쁘지 않은 감동을 준다. 엄청 대단하지는 않지만, 보고 나면 기분이 짠해지는 그런 웃음과 감동이다. 그래서 1<#아이엠히어>의 이야기가 더 좋은 것 같다.
IMDB 평점은 5.8점으로 낮다. 영화가 보여준 내용이 자칫 심심해 보이기에, 이러한 평점은 어쩔 수 없으리라 본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평점이 나타내지 못한 소소한 웃음과 감동이 있다. 감자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영화를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마도 우리 정서와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전해 줄 것으로 사료된다.
★ 감자 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관련 리뷰 :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Clouds of Sils Maria, 2014)
# 관련 리뷰 : 사랑은 부엉부엉 (Hibou, 2016)
# [2.1~2.7] 2월 둘째 주 추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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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배두나의 존재는 이야기의 진행 상 굉장히 중요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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