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 윈드 리버 (Wind River,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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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드 리버 산맥이 지나는 어느 마을, 모든 것이 얼어붙은 그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오래동안 쌓아왔던 갈등이 폭발하는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모든 것의 원인이 소외와 그것이 만든 차별이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윈드 리버의 이야기는 꿈과 기회의 나라 미국이라는 땅이 가지는 사각지대를 보여줍니다. 감독 겸 시나리오를 담당한 제레미 레너는 그의 전작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도 미국의 소외된 자들의 모습을 그렸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냉철한 시선으로 미국의 사각사대를 날카롭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야기를 쌓아나가며 결말부분에서 의도했던 바를 터뜨리는 제레미 레너의 뛰어난 연출력은 이번 작품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연출과 시나리오의 힘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메시지와 긴장감이 주는 재미를 모두 잡으실 수 있을거라 사료가 됩니다.
■ 드라마 : 무반주 (아카펠라 / 無伴奏, A Cappella,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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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몇 주 전에 올린 <20세기 여인들>을 기억하시나요? <20세기 여인들>이 미국의 성장통을 그렸었다면, 이 영화 <무반주>는 일본의 현대화가 낳은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이라면 익히 접했을 1969년, 전공투가 한참이던 그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억압된 자유를 부르짖던 그 시절. 학교에서 교복 자율화를 부르짖던 쿄코는 바로크 카페 무반주에서 와타루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쿄코와 와타루로 대변되는 젊은이의 방황과 일탈, 그리고 좌절 등을 통해 그때 그 시절의 아픈 성장통을 보여주게 되는 이야기는 관객들을 휘감으며 그때 그 시절의 낭만과 추억 속으로 관객들을 데려가게 될 것입니다.
<재패니스 걸스 네버 다이>의 원래 제목은 <아즈미 하루코는 행방불명>입니다. 주인공 하루코가 사라지고 난 후 등장하게 된 여고생 갱, 남자들에게만 묻지마 폭행을 가하는 그녀들의 행동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즈미가 사라지기 전의 행동들을 교차편집함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 극의 영화 식 제목 <재패니스 걸스 네버 다이>는 '그녀들은 결코 죽지 않는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이 중심인 세상.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뛰어도, 결과적으로 남자들만 이득을 취하고, 인정을 받는 사회. 여고생 갱들의 무차별 폭력은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그것의 원인이 되는 이즈미 하루코의 이야기는 남성 중심의 사회가 갖는 불평등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오이 유우와 타카하나 미츠키가 만드는 여인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보여주고 있었고, 그로 인해 우리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 것인가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됩니다. <재패니스 걸스 네버다이>의 이야기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하루코의 행방을 쫓는 과정이 스릴러인양, 드라마인양 소소한 재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보기에도 큰 불편이 없는 이 이야기는 재미와 메시지 모두를 전달하며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하모니움>은 오래 전 그날 업보가 남긴 것이 찾아오게 되면서 일어나는 한 가족의 파멸적인 모습을 그립니다. 오래 전 그날 있었던 한 사건. 그 일로 사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지만, 함께 공모했던 친구는 그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농담처럼 '네 것을 모두 빼앗아 가겠다'는 사내의 목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파멸의 순간들. <하모니움>은 그러한 모습을 종교에 빗대어 원죄가 낳은 죄의 값과 그것을 대속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마치 성서의 한 구절을 읊는 듯한 그들의 모습들은 결국에는 자신들이 갚아야 할 죄의 삯과 그것으로 인해 하나가 되는 가족의 모습들을 복잡하게 그려내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영화의 지나친 현학적 태도들은 보는 이들에게는 불편함을 끼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감춰진 의미들을 찾아갈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정말 대단한 놀라움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굉장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외에도 감자가 이번에 감상한 일본 영화들은 드라마로서 굉장히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일일이 다 소개하지 않는 이유는 일주일간 괜찮았던 영화들을 압축해서 소개해야 할 부분이 너무 방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되지만, <불쾌한 과거>, <고도>, <물에 빠진 나이프>, <블랙 버드>등도 모두 괜찮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으니 꼭 한 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스릴러/공포 :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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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지난 주의 스릴러/공포 영화는 괜찮았던 영화도, 출시됐던 영화도 거의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주 스릴러/공포 부문 추천작은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액션 :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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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라면 <탕구풍운>도 꼭 추천해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왕년의 형님들인 조문탁과 홍금보가 만드는 액션은 그들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화려한 중국 무협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비록 내용은 단순할지 몰라도, 그것을 보완해주는 액션들은 훌륭했고, 덕분에 우리는 진짜 괜찮은 정통 무협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액션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살짝 지루함도 엿보인다는 점은 <탕구풍운>의 큰 단점이 됩니다. 그렇지만 곧이어 지루함을 상쇄 할 만한 명장면들이 연속해서 등장한다는 점은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 것이 분명합니다.
이 영화도 꽤 재밌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신주쿠 스완>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스카우트라는 직업군의 이야기를 통해서 괜찮은 사내들의 싸움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번에는 신주쿠를 떠나 요코하마에서 펼쳐지는 타츠히코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1편에서 이어온 은원관계 및 스카우터로서 한 층 더 성장하게 된 타츠히코의 남자다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1편을 못보신 분들은 1편까지 보고 싶어지는 그런 멋진 사내들의 이야기. 이 영화를 액션 부문에 추천해 드립니다.
여기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1편의 속편이 있습니다. 1편에서 불량경찰이 야쿠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줬던 <잡입탐정 레이지>는 이번에는 홍콩에서 벌어지는 대규코 인신매매 현장을 막아서는 두더지의 활약상을 그립니다. 땅속에 파고드는 두더지 처럼 은밀하게 범죄조직에 잠입한다는 뜻인 두더지가 된 레이지는 매 순간을 코믹하고 유쾌한 긴장감을 만들며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만듭니다.
특히 1편보다 더욱 화려해진 이야기는 더 재밌는 이야기로 우리 곁에 찾아왔는데요. B급이라는 장르에 거부감만 없으시다면 레이지의 활약상은 분명 깔깔댈 수 있는 웃음과 액션을 제공해 줄 것이 분명합니다.
■ 코미디 : 세토우츠미 (セトウツミ,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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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본식 만담같은 개그를 좋아하시나요? <세토우츠미>의 이야기는 일본식 만담 형식을 병맛으로 풀고 있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개그코드는 굉장히 난감한데요. 그러나 보다보면 어느 순간 '피식~'하는 실소가 터져나오고 맙니다. 이들의 개그는 바퀴벌레를 쫓기 위해 약을 산 이야기를 막 하다가 결론부분에서 '그런데 할아버지가 집을 나갔어' 하는 식이거나, 굉장히 강한 척을 하며 '아휴 내가 그냥 한 방에 날릴 수도...' 하다 이름을 부르면 큰소리 '예! 잘못했습니다!!'하며 굽실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야 말로 세상의 루저들이 펼치는 비루하고도 비굴한 삶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내일은 희망찰 것 같다는 희한한 기대감을 갖고 맙니다. 그것이 바로 이 이야기의 진짜 재미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보면 볼수록 웃음이 터져나오는 그런 이야기. 이 이야기를 코미디 부분에 추천해 드립니다.
<리틀 아워스>의 이야기는 굉장히 섹시한 코미디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마치 복카치오의 데카메론을 보는 듯한 수녀원의 이야기는 수녀들의 금지된 욕망을 비춰주면서, 이야기를 코미디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그녀들의 금기와 그것이 낳은 욕망의 분출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도 여성억압이 낳은 사회적 풍자가 자리잡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코미디로 승화시키게 되는 이야기는, 영화의 모습 역시 금기라는 소재를 잘 이용하며 관객들에게 금기가 던지는 은밀한 재미도 함께 전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것들이 소소하고도 깨알같은 웃음을 만들고 있다는 점인데, 동시에 이들의 코미디가 보편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호불호의 단점도 아쉬움도 남기게 됩니다.
스쿠프! (Scoop!, 2016)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영화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니카이도 후미의 케미가 깨알 웃음을 만드는 영화 <스쿠프>입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콤비물을 선사하는 <스쿠프>는 베터랑이지만 변태 사진기자, 연애부 찌라시 잡지사에 신입으로 들어온 초짜 여기자가 만드는 이야기를 통해 초짜의 열성적인 모습을 통해 베터랑 선배 기자가 변화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재미 포인트는 아무래도 후쿠야마와 니카이도가 만드는 케미라 할 수 있는데, 능글맞는 후쿠야마의 모습은 귀여운 니카이도의 모습과 묘한 어울림을 주며 괜찮은 재미를 선사하게 됩니다. 여기에 르포라는 장르를 잘 이용하고 있는 영화의 드라마 역시 나쁘지 재미를 주고 있기에, 코미디와 드라마 모두 재밌는 영화가 아닌가 사료가 됩니다.
〓 그외 코미디 부문 2017/10/05 - [영화/해외영화] - 용감하고 유쾌한 모녀의 정글 탐험기: 스내치드 (Snatched, 2017) |
■ 멜로/로맨스 : 더 테이블 (The Table,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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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일본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것은 일본 영화가 가지고 있는 느릿하면서도 잔잔한 분위기가 정말 좋은 감정선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 <더 테이블> 역시 일본 영화 못지 않은 감수성을 전해 주며 진한 감정의 소용돌이 느끼게 만듭니다. 영화는 하루, 그리고 동일한 카페의 한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옴니버스의 형태로 담고 있습니다. 사랑에 관한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사랑의 모습이 각자에 남긴 것들을 보여주며, 섬세한 감정의 이야기들을 전달하게 됩니다. 어떤 이야기는 짜증나기도 하면서, 어떤 이야기에서는 간질 간질한 연애의 감정들이 솟구치고,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런 여운이 남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한 테이블에서 펼쳐치고,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여배우들의 손을 거칠 때 그 진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드는 이야기는 감정의 휘몰아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이야기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 그외 멜로/로맨스 2017/09/30 - [영화/해외영화] - 퀴어의 존재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빌로우 허 (Below Her Mouth, 2016) 2017/10/02 - [영화/일본영화]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나!: 리라이프 (リライフ, ReLIFE, 2017) |
마치며...
길고 긴 추석 기간 동안 모두들 안녕하셨는지요?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와서 감자의 3류 비평에서는 추운 기간동안 연탄은행(http://www.babsang.or.kr/)을 통해서 작은 정성을 보태게 되었습니다. 늘 관심보여주시는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팔로우는 블로거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즉 '팔로워의 숫자 = 블로거의 파워'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한데요. 저의 힘이 커진다면, 영화 뿐만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장르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형편은 검색어에 노출되기 위해 애를 쓰고있는 실정인데, 감자가 검색어 연연하지 않을 수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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